미얀마군과 무장투쟁을 벌여 온 소수민족 무장조직이 지원했을 가능성
무장 수준을 강화한 따무시민방위군 대원들 모습. TPDF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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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군부에 맞서 싸우는 미얀마 시민들의 무장 수준이 기존 재래식 엽총이나 사제총에서 M16 등 군용소총으로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진영의 시민방위군(People's Defense Force) 창설에 따른 것으로, 미얀마군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13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사가잉 지역 따무구(區)의 주민 자체 무장조직인 따무시민방위군(TPDF)은 최근 더 진전된 무기들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TPDF는 애초 3월말 군경의 무차별 총격에 맞서 주민들이 재래식 엽총 등으로 무장한 채 따무경비그룹(TSG)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다가 이달 초 민주진영 국민통합정부(NUG)가 시민 무장조직인 PDF를 창설하자 이름을 바꿨다.
TPDF측은 ‘미얀마 나우’에 이전에 쓰던 재래식 사냥용 소총 외에도 ‘AK-47’과 ‘M16’ 소총 등 더 성능이 좋은 무기들을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기 보강은 수 십년간 자치권을 요구하며 미얀마군과 무장투쟁을 벌여 온 소수민족 무장조직이 지원했을 가능성이 크다.
TPDF측은 지난 11일과 12일 두 차례 전투에서 미얀마군 최소 15명을 사살했다고 미얀마 나우와 이라와디가 보도했다. 11일 밤에는 미얀마군 5명과 TPDF 대원 한 명이 각각 숨졌다. 12일에는 TPDF가 새벽녘에 미얀마군 전초기지를 습격하면서 30여 분만에 최소 10명의 미얀마군을 사살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국경을 접한 인도 마니푸르주의 메이테이족도 TDPF와 협력해 미얀마군과 싸우다가 4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따무구처럼 만달레이와 에야와디주 등 미얀마 내 곳곳에서 NUG의 PDF 창설 방침이후 주민들을 규합해 PDF를 구성했다는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한편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에서 무고한 시민을 유혈진압 하는 군부에 반발해 탈영한 군경이 시민방위군에 합류하는 사례가 속속늘고 있다. 탈영 군경은 SNS로 실시간 소식을 접하는 세상임에도 군부가 자신들의 눈과 귀를 막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13일 미얀마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2월 1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뒤 시민들을 향해 발포 명령을 내리는 등 유혈진압이 계속되면서 탈영하는 군경이 늘고 있다. 일부는 산으로 들어가거나 국경을 넘어 인도로 피신하기도 했고, 일부는 총기를가지고 시민방위군에 합류해 정부군에 맞서고 있다.
이달 1일에는 군부에 등을 돌리고, 시민불복종운동(CDM)에 참여한 경찰이 이끄는 시민군이 사가잉주 경찰초소에 수류탄을 투척해 경찰관 5명이 숨지기도 했다. 아웅 신 표도 군부에 등을 돌리고 시민방위군에 합류한 군인 중 한 명이다. 그는 본래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라오스·태국과 국경을 맞댄 미얀마 샨주에 근무하는 장교였다.
아웅 신 표는 “쿠데타 이후 군부가 무고한 시민들을 살상하는 것을 SNS를 통해 보고 너무나 화가 나 군대를 떠났다”며 “군부는 권력 유지를 위해 무슨 짓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군부의 행동은 그들의 말과 전혀 맞지 않는다. 군부는 군부대에서 SNS 사용을 금지하고, 군부 소유 미야와디TV와 관영 방송인 MRTV만 보게 했다”며 “총사령관의 연설을 지켜봐야 했지만, 이를 제외한 나머지 뉴스는 볼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아웅 신 표는 “그들의 말은 이 땅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는 일과 정반대였다”며 “장교와 군 간부들은 모두 군부가 장악한 미얀마경제지주사(MEHL) 주식을 사도록 강요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군부의 장성들이 모든 이익을 독점했고, 이들이 보석과 마약밀수 같은 불법적인 거래를 했다는 말도 들었다고 전했다. 아웅 신 표는 “저들은 자신과 친척들 이익을 위해 군부(Tatmadaw)라는 단어를 사용할 뿐”이라며 “군인들은 국가가 아니라 저들을 섬기는 것처럼 되어버렸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아웅 신 표는 미얀마 군부에 맞서는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를 접촉한 뒤 병원에서 일하던 아내를 데리고 탈영해 시민방위군에 합류,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맹세했다. 그는 ‘얼마나 많은 군인이 탈영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인터넷 시대에는 아무것도 숨길 수 없다. 많은 군인이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 알고 있다”며 “일부는 어떻게 할 줄 몰라서, 일부는 가족이 위험에 빠질까 봐 망설일 뿐”이라고 답했다고 라디오프리아시아가 보도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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