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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따상 노려 빚내 투자, 4월 가계대출 16조 늘어 역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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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ET 공모주 청약 증거금 81조

그 중 대출금 9조 정도 들어간 듯

이달 초 대거 상환, 착시효과 불러

지난달 가계의 은행 대출 잔액이 한 달 전보다 16조원 넘게 늘었다. 한국은행이 2004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월간 증가 폭으로는 가장 많았다. 지난달 말 SK아이테크놀로지(SKIET)의 공모주 청약 증거금으로 81조원가량이 몰린 게 가계 대출 급증에 영향을 줬다.

한은은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1025조7000억원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달 가계 대출 증가 폭(16조1000억원)은 지난 3월 증가 폭(6조5000억원)의 두 배를 넘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은행권 기타대출 잔액은 지난달 11조8000억원 늘었다. 월간 증가 폭으로 역대 최다였다. 지난 3월(8000억원)과 비교하면 기타대출의 월간 증가 폭은 11조원 확대했다.

중앙일보

SKIET ‘따상’ 기대감에 은행권 대출 증가폭 ‘역대 최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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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관계자는 “과거 사례 등을 기반으로 추정하면 기타대출 중 9조원 정도는 SKIET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 수요”라고 설명했다. 공모주 청약을 위한 ‘빚투’(빚내서 투자)가 월간 가계대출 잔액의 급증으로 이어진 건 이례적이다.

일반적으로 증권사들은 공모주 청약 마지막 날을 기준으로 두 번째 영업일에 청약 증거금을 환불한다. 지난달 28~29일 SKIET의 공모주 청약을 받은 증권사들은 지난 3일 투자자들에게 청약 증거금을 돌려줬다. 한은은 공모주 투자자들이 돌려받은 돈으로 신용대출의 상당 부분을 갚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말 공모주 청약을 위해 큰돈을 빌렸다가 이달 초에 갚은 투자자들로 인해 월간 가계대출 증가 폭에 ‘착시 효과’가 생겼다는 게 한은의 시각이다.

과거에도 대형 공모주 청약에 거액이 몰린 적이 있지만 월말 기준으로 산정하는 가계대출 잔액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3월 9~10일 공모주 청약을 받은 뒤 같은 달 12일 청약 증거금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줬다. 당시 청약 증거금으로는 63조원이 몰렸다. 한은 관계자는 “월말 기준으로 따지는 통계로는 잡히지 않았지만 한 달 사이 (청약 증거금에 따른) 대출 변동은 존재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잔액(743조2000억원)은 전달보다 4조2000억원 늘었다. 월간 증가 폭은 지난 3월(5조7000억원)보다 축소했다. 지난달 주택 입주물량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한은은 풀이했다. 국토교통부와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은 3000가구에 그쳤다. 지난 3월에는 8000가구, 지난 2월에는 2만4000가구였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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