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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엔하이픈·세븐틴… 日오리콘 점령한 K보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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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차트 순위권 밖 ‘엔하이픈’ 올해 최초 오리콘 2주 연속 정상

日멤버 없는 ‘세븐틴’ 싱글차트 1위… 타워레코드 1~5위 모두 한국그룹

“한국 멜론 차트 1위보다 일본 오리콘 차트 1위가 더 쉬워요!”

한 국내 연예 관계자 말이다. K팝 가수들이 일본 대중음악 최고 권위의 오리콘 차트 정상에 자주 오르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플레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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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콘 데일리 싱글차트 1위는 9일 현재 13인조 보이그룹 ‘세븐틴’의 ‘혼자가 아니야’가 올랐다. 주간 앨범 차트는 7인조 보이그룹 ‘엔하이픈’이 두 번째 미니 앨범 ‘보더 : 카니발’로 2주 연속 정상을 차지했다. 오리콘 측은 “한 가수(그룹)가 올해 주간 앨범 차트에서 2주 연속 1위를 차지한 건 처음”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

/빌리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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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팬덤이 있어야 가능한 일본 타워레코드의 이번 주 앨범 판매량 순위는 1위부터 5위까지가 전부 한국 보이그룹이다. 1위는 몬스타 엑스의 ‘플레이버즈 오브 러브’, 2위는 아스트로의 ‘올 유어즈’, 3위는 엔하이픈 ‘보더 : 카니발’, 4위는 NCT127의 ‘네오존’, 5위는 방탄소년단(BTS)의 ‘비(BE)’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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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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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앨범차트 1위를 차지한 엔하이픈은 국내에선 비운의 보이그룹이었다. 이들은 지난해 8월 CJ ENM과 하이브(구 빅히트)가 차세대 방탄소년단을 만든다며 만든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랜드’ 출신이다. 당시 CJ는 세트 비용에만 200억원을 들였고, 빅히트에서는 방시혁 의장이 심사위원을 맡고, 방탄소년단까지 출연해 멘토링을 했지만 시청률 0%대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고 막을 내렸다. 당시 대중음악계에서 화제성은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만든 ‘싹쓰리’와 ‘환불원정대’에 밀리고, 팬덤은 ‘미스터트롯’에 밀리면서 “보이그룹 전성시대는 끝났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해 11월 낸 미니 1집 ‘보더 : 데이 원’ 반응도 미지근했다. 방시혁 의장이 총괄 프로듀서를 맡고, 프로듀서 프란츠 등 빅히트 사단이 총출동했지만 큰 반응은 없었다. 그러다 올해 4월 발표한 두 번째 미니 앨범 타이틀곡이 국내 멜론 차트에서는 순위권에도 들지 않았지만, 일본 오리콘 차트에서 정상에 오른 것이다.

이날 소속사 ‘빌리프랩(하이브, CJ 공동 투자)’은 오는 7월 6일 엔하이픈의 일본 공식 앨범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엔하이픈은 멤버 전원이 2000년대 출생으로 차세대 K팝을 이끌 미래로 꼽히게 됐다.

싱글차트 1위를 차지한 세븐틴은 이미 일본 내 강력한 팬덤을 형성한 보이그룹이다. 일본인 멤버가 없는데도 2018년 일본 데뷔 후 앨범을 냈다 하면 오리콘 차트 정상을 찍고 있다. 2016년 첫 일본 공연을 시작으로 코로나 사태 이전까지는 매년 일본 전국 투어도 돌았다.

일본 대중음악 시장을 K팝 그룹이 지배하자 일본 내에서는 그 이유에 대한 분석이 봇물을 이룬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10일 일본 릿쿄대 이향진 교수와 인터뷰를 통해 “한국 문화 산업은 글로벌 시대에 적합하다. 현재 한국 음악 산업 종사자들은 젊다. 이들은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 한국 대학은 예술 관련 학과가 많다. 우수한 창의적인 인재가 문화 산업에 모이고, 치열한 경쟁으로 새로운 아티스트와 프로듀서가 탄생한다”고 전했다.

‘K팝이 아시아를 제패한다’를 쓴 작가 니시모리 미치요는 “아티스트와 팬 사이의 긴장감이 K팝을 성장시키고 있다”며 “일본 팬들은 좋아하는 가수가 하는 거라면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이혜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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