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으로 유령회사 설립해 뒷돈 받은 의혹도
서울 여의도 KB증권 본사.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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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라임)과 증권사의 국내 펀드 사기 공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사기 판매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KB증권 팀장을 구속했다. 그는 라임 펀드 부실로 투자자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을 알고도 뒷돈을 받고 부실을 고의로 숨겨 펀드가 판매될 수 있도록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락현)는 KB증권 델타원솔루션부 팀장 A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6일 증거 인멸, 도망 우려 등을 들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KB증권은 라임에 총수익스와프(TRS) 대출을 제공한 증권사이자 라임 펀드 판매사다. 검찰은 KB증권이 담보대출 성격의 TRS를 통해 신용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라임 펀드가 부실하다는 것을 알고도 이를 숨긴 채 투자자에게 계속 판매한 것으로 보고 있다. TRS 계약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A씨는 이 과정에서 차명으로 유령회사를 세워 라임 측의 뒷돈을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A씨는 KB증권 내부에서 라임 펀드의 부실을 감지하고 투자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자, 라임과 관련된 운용사를 끼워넣어 서류상 투자 대상을 바꾸는 식으로 TRS 계약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투자자가 손실을 보도록 펀드 구조를 설계해 라임의 펀드 돌려막기를 지원한 의혹도 받는다.
검찰은 다른 KB증권 임직원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부터 서울 여의도 KB증권 본사를 포함해 라임 펀드를 판매한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우리은행 등을 잇따라 압수수색했다. 금융감독원을 상대로도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두 차례 압수수색을 통해 라임의 불완전 판매나 부실 운영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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