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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故 이선호 씨 아버지 "직원들, 철판에 깔린 아들 모습 중계하듯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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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항 신컨테이너 부두에서 작업 중 철제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사망한 고(故) 이선호 씨(23) 아버지가 "(직원들은) 무거운 철판에 깔려 숨이 끊어져 가고 머리에서 피를 철철 흘리며 죽어가는 아들의 모습을 윗선에다가 현장 중계하듯이 보고했다"고 토로했다.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이선호 씨의 아버지 이재훈 씨는 지난달 22일 아들의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보름이 지났지만 이 씨의 아버지와 유족들은 아직 장례를 치르지 못한 채 장례식장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의 아버지는 "아이가 이렇게 되기까지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분명히 있다. 두 사람 중 한 명은 와서 진심 어린 사죄를 하면서 용서를 구했다. (그러나) 또 한 사람은 자기는 그런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면서 발뺌하고 있기 때문에 (아들이) 아직 눈을 못 감았다. 그래서 빈소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가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다녀와서 학교로 돌아가기까지 2~3개월 텀이 있었고 제가 일하는 곳에 잠시 아르바이트를 하러 왔었다"며 "(이후) 코로나19로 학교를 못 가다 보니 아르바이트를 약 1년 4개월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사고 당일 이 씨는 한 번도 투입된 적 없는 개방형 컨테이너 해체 작업에 보조로 투입됐다가 참변을 당했다. 이 씨가 작업하던 맞은편에서 지게차가 컨테이너 날개를 접었는데, 그 반동으로 이 씨가 있던 쪽 컨테이너 날개까지 접히면서 그는 무게 300kg가량인 철제 날개에 깔려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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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의 아버지는 사고 직후 119 신고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가족인 자신에게 연락이 오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장을 본 현장 책임자는 무전기로 자기 윗선에다가 보고했다. '대리님 큰일 났어요. 여기 119 와야 될 것 같아요'라고 했고, 이 무전을 받은 대리가 현장에 달려왔다. 상황이 그렇게 돼 있으면 먼저 119에 신고를 해야 되는데, 신고하지 않고 또 다른 윗선에 전화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씨의 아버지는 "여기서 인간의 극과 극이 나온다. 같이 투입됐던 외국인 근로자는 한국 사람들 보고 '병원차 좀 불러라'라고 했고, 철판을 들려고 하다가 허리를 다쳤다. (하지만) 직원들은 현장 중계하듯 보고를 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정말 참혹하다. 너무 잔인하다. 저한테 연락이라도 해 주셨어야 했다"라고 호소했다.

이 씨의 아버지는 "사건의 본질은 회사에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안전요원을 투입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인건비를 줄이고 이윤을 조금 더 남기겠다는 원청의 욕심 때문에 벌어진 사고"라고 비판했다.

그는 "아이를 강인하게 키워보려고 데리고 갔다. 돈의 소중함을 알게 하려고 애를 데리고 다녔던 것이지 돈을 벌어오라고 데리고 다녔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결과는 제가 아이를 사지로 밀어 넣었다는 것처럼 돼 죄책감이 저를 많이 힘들게 한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산재 사망사고라는 가슴 아픈 일이 제 아이 일로 마지막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여기에 관계된 사람들이 뼈 아픈 교훈으로 생각하고 두 번 다시는 이런 희생자가 안 나오게끔 잘해야 할 듯하다"라고 강조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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