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1 (화)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인가를 말하는 책, '필경사 바틀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신재은 에디터]
머니투데이

자본주의란 무엇인가. 정말 자본주의는 계급 없는사회를 지향하는걸까?

이 책, '필경사 바틀비-월스트리트 이야기'는 미국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월가의 한 법률 사무소를 배경으로 철저히 소외된 삶을 살아가는 필경사 바틀비의 삶을 통해 자본주의가 낳은 비인간적 사회 구조를 예리하게 묘사하고 있다.

고용인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처럼 보이는 유능한 변호사인 화자는 결국 노동자의 노동을 착취하는 고용주로, 자본가 계급의 권익을 옹호하고 그 가치관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필경사 바틀비는 이런 사회의 희생자이며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행하는 노동이 오히려 인간의 삶을 철저히 파괴하고 비참하게 만든다는 작가의 현실관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화자인 주인공의 요구를 끝까지 거부하다가 해고당한 후, 결국 부랑자로 교도소에 갇혀 음식을 거부하며 죽은 바틀비의 삶은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없다면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는 작가의 의식이 반영된 듯하다.

그리고 작가는 묻는다. 이런 일은 19세기 중반 미국 자본주의 사회에서만 나타나는 걸까? 과학이 발달하고 인공 지능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21세기에도 인간이 행하는 노동의 가치는 19세기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여전히 보이지 않는 유리 천장이 존재하며 노동의 종류에 따라 인간의 가치가 평가되고 대접이 달라진다.

인간은 노동을 할 수 있는 권리와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모두 가지고 있다. 그러나 노동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는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은 현재엔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작가는 그렇다고 해서 인간의 삶이 노동에 예속됐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인간은 여전히 인간다운 삶을 원한다. 그런 점에서 바틀비의 이야기는 현실과 전혀 동떨어져 있다고 할 수 없으며, 현재 진행형이다.

신재은 에디터 jenny0912@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