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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투자노트] 악재가 호재가 된 시장… 상승장 기대감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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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현지 시각) 증시 개장 전 발표된 미국 4월 고용시장 지표가 발표됐다. 일자리 증가 폭이 크게 늘었을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시장에서는 4월 고용이 최소 100만개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26만6000개 증가분에 그쳤다. 최소 5.8%로 떨어진다던 실업률도 6.1%로 오히려 올랐다. 전 세계가 이날 발표에 주목했지만 돌아온 건 ‘쇼크(충격)’였다.

시장 투자자는 물론 미 금융 당국 관계자들도 숨죽이고 장을 지켜봤다. 그러나 시장은 우려와는 달리 보기 좋게 소폭 상승 출발했다. 결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 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장중 1.4%까지 오르기도 했다.

조선비즈

일러스트=조경표



악재가 호재가 됐다. 경기 회복을 기대하게 했던 지표가 되레 경기 회복은 아직이라는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왔지만, 시장은 오히려 불안감을 떨쳤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예상보다 일찍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잠잠해졌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 우려가 다소 해결되자 기다렸다는 듯 기술주들이 상승 폭을 확대했다.

앞서 고용 지표 충격 전까지 미국에서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논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었다. 지난 4일 옐런 재무장관은 미국 경기 회복세가 가팔라지면서 경기의 과열이 우려된다며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이날 옐런 장관은 “추가적인 재정 지출은 미국 경제 규모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작을지 모른다”면서도 “이는 매우 완만한(very modest) 금리 인상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도 테이퍼링 논의 시작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 그룹의 브라이언 콜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여름쯤 연준이 본격적인 긴축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반면 최근 파월은 금리 인상과 테이퍼링 등 긴축 논의 가능성을 두고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용지표 대참사가 호재로 둔갑했다”며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에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한 방을 날린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이 두려워하던 테이퍼링 논의는 이번 고용지표 부진으로 인해 최소 올해는 없을 가능성이 커졌다”라며 “금리 인상 우려가 줄어들자 그간 힘을 많이 못 받았던 기술주가 당분간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가치주도 눈여겨봐야 한다. 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용지표에 일희일비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결국 큰 추세에 근거한 투자를 해야 하는데, 경기 회복은 속도의 문제일 뿐이기 때문에 가치주 랠리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이번 부진은 기업들의 고용 확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력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결과를 반영했을 가능성이 커 미국 경제의 회복 추세를 의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며 “하반기 경제 정상화는 더욱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기술주와 가치주 모두 오르는 강세장이 단기적으로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당분간 미국과 국내 증시에도 상승장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할 수 있는 분위기다.

이다비 기자(dab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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