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종 이너뷰티·건강제품 판매
동국제약·일양약품 등 입점시켜
마켈컬리도 비식품 상품비중 확대
청소기 등 생활가전 수요 적극 대응
기존 강점 살리고 쇼핑만족도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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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고급 식재료 등 하나의 카테고리 상품들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던 ‘버티컬 플랫폼(특정 관심사를 가진 고객층을 공략하는 플랫폼)’이 진화하고 있다. 기존에 판매하던 상품들을 넘어 다양한 상품들을 취급·판매하면서 플랫폼들의 전문성을 대표하던 카테고리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더욱 다양한 상품들을 통해 이용자들의 쇼핑 만족도를 높여 플랫폼 ‘록인(Lock-in) 효과’를 노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 전문 플랫폼 ‘무신사’는 지난달 사업목적에 ‘건강기능식품 판매업’을 추가하고 현재 다양한 종류의 건강기능 식품을 판매 중이다. 동국제약, 닥터브라이언, 일양약품 등이 입점해 있으며 총 170여 종의 이너뷰티 및 건강식품 상품들이 마련돼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업체들로부터 입점 제안이 오게 되면서 판매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무신사가 패션에서 시작해 식품으로 상품군을 확대한 경우라면 식품 전문 플랫폼들은 비식품 카테고리로 취급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유기농 식품 전문몰 ‘오아시스마켓’은 지난 3월 삼성전자, 나이키 등이 입점하는 형태의 ‘브랜드몰’을 새롭게 오픈했다. 입점 브랜드 수는 지난 3월 말 기준 50여 개에서 지난달 말 기준 100여 개로 2배 이상 늘었다. 취급 상품 수도 같은 기간 3만여 개에서 4만여 개로 늘었고, 브랜드몰에서 발생하는 하루 매출액도 1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훌쩍 증가했다.
식품 새벽배송 전문몰 마켓컬리 역시 비식품 상품 카테고리를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비식품 상품 비중이 지난해 20%에서 최근 25%로 확대했다. 또 올해 1~4월 비식품 상품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청소기나 마사지기, 칫솔 살균기 같은 주방·생활 가전 등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말했다.
이처럼 버티컬 플랫폼들이 기존 주력 상품 외에 다양한 영역으로 상품을 확대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쇼핑 편의성을 높여 플랫폼 충성도를 강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버티컬 플랫폼이 특정 상품군에 대해 전문적인 큐레이션(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는 강점이 있지만 다양한 상품을 구매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이용자들은 또 다른 플랫폼을 찾아야 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쇼핑의 온라인 전환이 확대되고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수요가 다양해지면서 이를 플랫폼들이 해소해야 할 필요가 생긴 것 같다”며 “기존 플랫폼의 특색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상품군 확대는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최근에는 상품별로 전문성을 키운 기존의 ‘버티컬 플랫폼’과 달리 고개들의 성향이나 취향을 기준으로 새롭게 플랫폼의 정의를 구축한 사례도 있다. 남성 앱 ‘하이버’가 대표적이다. 브랜디가 운영하는 하이버는 플랫폼의 상품 판매 기준을 ‘남성’으로 설정하고, 남성들이 트렌드 패션부터 브랜드, 명품, 테크, 그루밍 등 다양한 분야의 제품을 한 번에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남성이라면 상품군에 상관없이 하나의 앱에서 모든 쇼핑을 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별로 판매하기 보다는 타깃 고객층을 설정하고 그 고객이 모든 쇼핑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도 등장하면서 버티컬 플랫폼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주원 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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