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큼 '삼각별'을 사랑하는 나라는 흔치 않다. 메르세데스-벤츠의 E 클래스는 매달 수입차 중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차로 이름을 올리고 있고, 벤츠 S 클래스는 대형 프리미엄 세단의 대명사가 된 지 오래다. "승차감도 좋고 하차감은 더 좋은"이라는 수식어는 벤츠가 S 클래스를 소개하는 데 즐겨쓰는 문구다.
S 클래스는 기본 1억원이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미국, 중국 다음으로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다. 고향인 독일보다도 한국에서 더욱 사랑받는다.
현대차 그랜저가 '성공의 상징=그랜저'라는 광고 문구로 유명해졌지만, 사실 정말 성공한 사장님들은 S 클래스를 찾는 경우도 많다. 지난달 수많은 수입 양산차를 제치고 벤츠 S 클래스가 국내 판매 순위 4위를 기록한 이유기도 하다.
더 뉴 S 580 4MATIC 전면부/사진=이강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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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차의 시트란 이런 것'…S 클래스 뒷좌석, 187㎝ 기자가 앉아도 '널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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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S 580 4MATIC 뒷좌석에서 바라본 내부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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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충청남도 아산의 한 카페서부터 경기도 용인 벤츠 트레이닝센터까지 약 76㎞ 거리를 벤츠 더 뉴 S 580 4MATIC을 '뒷좌석 사장님 자리'에서 시승해봤다. 가격은 2억1860만원으로, 벤츠가 갖고 있는 모든 기술을 녹여낸 차량이다.
벤츠 S 클래스 외관은 이미 익숙했다. 기자가 취재하면서 봤던 많은 기업 총수들이 탔었던 차의 모습들을 그대로 갖고 있었다. 중후한 검은색과 전면부에 솟아오른 벤츠만의 '삼각별'은 일품이었다.
뒷좌석에 앉는 순간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시트의 고급감'을 단 번에 느꼈다. 시트의 편안함보다는 디자인, 주행성능, 편의기능이 더 중요하다고 여겼던 기자에게 '고급차의 시트란 이런 것이다'라고 가르침을 받는 기분이었다.
시트는 적당히 부드러우면서도 허리가 아플정도로 과하게 물렁하지도 않았다. 키 187㎝ 기자가 앉아도 머리 공간이 남았으며, '쇼퍼 패키지'를 작동하면 조수석 시트가 '꾸겨지면서' 편히 누울 수 있는 공간이 나왔다.
100여가지 색상으로 조합할 수 있는 앰비언트 라이트와 뒷좌석에서 모든 차량 조작이 가능한 테블릿까지 '고급스러움'은 쏟아졌다. 삼성전자에서 만드는 태블릿은 평소엔 뒷좌석 암레스트에 충전중이다가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튀어나오게 설계됐다.
더 뉴 S 580 4MATIC의 뒷좌석 머리 공간/사진=이강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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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바퀴가 움직이는 '리어 액슬'…증강현실(AR) 네비게이션까지 벤츠 기술력 전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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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클래스의 에어 서스펜션은 노면에서 올라오는 약간의 흔들림과 울컥거림도 최소화했다. 다만 차량 내부로 들어오는 풍절음이나 진동은 타 브랜드 프리미엄 세단에서도 느낄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이날 기자의 차를 주행했던 경력 8년의 운전기사 A씨도 "정숙성 자체는 제네시스나 렉서스에서도 느낄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S 클래스에 들어간 '리어 액슬' 등 첨단 기술은 그 어느 양산차에도 보지 못한 기능이었다. 리어 액슬은 후진과 코너링 때 핸들을 돌리면 뒷바퀴가 최대 10도까지 회전해 차체가 긴 S 클래스의 운전을 용이하게 해주는 기술이다.
이 기능은 좁은 도로나 주차장에서 운전자가 용이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됐는데, 고급스러운 승차감에도 큰 영향을 줬다. 특히 후진·전진을 두 세 번 반복해야 나올 수 있는 주차장의 좁은 도로에서 '단 한 번'만에 부드럽게 빠져나올 때 정차시 발생하는 '덜컥거림'을 느낄 필요가 없어 승차감이 더욱 편안했다.
'사장님'뿐만 아니라 운전자들을 위한 기능도 다수 들어갔다. 증강현실(AR) 기반 네비게이션은 카메라 화면상에 3D 화살표를 띄워 길을 잘못 찾아갈 가능성을 줄여줬다.
12.3인치의 3D 계기판에서는 적외선 카메라로 운전자의 눈을 인식해, 그가 졸면서 눈을 오래 감고 있을 경우 경고등이 울리면서 주행을 멈추고 휴식하라는 안내문을 띄운다. 센터페시아에서 기존 버튼을 없애고 대형 터치스크린으로 일원화해 '미래지향적'인 디자인도 갖췄다.
다만 운전자가 수시로 작동시켜야 하는 공조 장치까지 터치로 대체한 건 아쉽다. 익숙한 조작방법이 아니기에 공조 장치를 조작하고 싶으면 반드시 가운데 터치스크린을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이얼 식이나 버튼처럼 '제대로 눌렸는지'도 직접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벤츠 S 클래스는 회사를 대표하는 자동차인만큼 큰 단점을 찾기 어려웠다. 지난달 28일부터 고작 사흘 간 출고했는데도 4월 수입차 판매량 4위를 기록한 것을 보면 본격적으로 차가 인도되는 5월 이후에는 날개 돋힌 듯 더 잘 팔릴 것으로 보인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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