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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가상화폐 과세 궁리만…" 비판에 여당, 이제서야 투자자 보호법안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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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가상화폐 투자자 피해에 따른 위험경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가상화폐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규제하고 투자자를 보호하는 내용의 법안을 처음으로 내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이용우 민주당 의원이 7일 대표 발의한 '가상자산업법 제정안'은 가상통화 사업자에 대해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도록 하고, 불공정거래행위 적발 시 부당이득을 몰수·추징하도록 해 투자자를 보호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시장이 최소한의 장치를 통해 스스로 작동한다면 더욱 발전적인 제도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가상자산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이용자를 두텁게 보호하며 건전한 질서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입법 취지를 밝혔다.

법안은 가상자산 보관관리업자와 가상자산 지갑서비스업자에 대해 금융위에 등록하도록 했고, 가상자산 사업자의 미등록, 불공정 행위를 금지했다. 이를 위반하면 부당이득을 몰수 한다.

한편 야당도 가상화폐 피해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가상화폐TF의 윤창현 의원은 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금융당국, 수사기관 등이 전방위적 예방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투자자들의 자금 인출을 거부하고 있는 '비트소닉' 거래소 사례를 들며 이용자들이 거래소에서 한꺼번에 지금을 인출하는 '코인런' 현상이 우려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이 대표발의한 가상자산업법 제정안은 최근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감독과 규제 필요성이 제기된 뒤 여당에서 처음으로 나온 입법안이어서 주목된다. 노웅래·김태년·안민석 등 민주당 의원 20여 명도 공동발의자에 이름을 올린 만큼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를 거쳐 국회에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부와 여당은 가상화폐 시장 과열을 경고하기만 할 뿐 투자자 보호를 위한 행동에는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국회가 이 같은 여론에 부랴부랴 '뒷북 입법'에 나섰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국회에서 가상자산업법 설명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제정안은 (코인에 대한) 가치 논쟁에 치우쳐 우리 주변에서 이뤄지는 일을 외면하지 않고, 보다 명확하게 규정해 이용자를 두텁게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법안 취지를 밝혔다. 같은 당 민형배 의원은 "새로운 기술은 혁신의 시대를 가져오는 동시에 과도한 투기 광풍의 후유증을 낳아 제도 정비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당정이 대응에 주저하며 가상화폐가 규제 사각지대에 방치된 사이 국내 거래 코인은 200여 종으로 급증했고 거래액이 코스피를 넘어서기도 했다. 최근에는 과세 논란까지 빚어지면서 시장에선 "투자자 보호에는 소홀하면서 세금만 뜯어가려 한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박만원 기자 /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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