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투기 사태로 도덕적인 지탄을 받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상임기관장과 상임감사, 상임이사 등 이사회 임원들이 지난해 성과급을 인상해 지급받고, 올해 연봉에 반영되는 기본급도 올려 지급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LH 이사회는 지난해 이사회 회의 절반 이상을 서면으로 대체하고, 상정 안건의 89%를 원안 그대로 가결해 '거수기' 논란을 일으켰다.
5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를 통해 LH가 공개한 2020년 임원 연봉 결산 내용과 2021년 예산에 따르면 올해 LH 이사회를 구성하는 상임기관장과 상임감사, 상임이사 연봉이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성과급도 처음 공개됐는데, 상임 기관장이 받아간 성과급만 1억원이 넘는다.
2020년 결산에서 LH 사장은 1억2598만원의 기본급에 성과급 1억188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연봉은 2019년 2억3817만원에서 2억4478만원으로 2.8% 올랐다. 변창흠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말까지 LH 사장으로 재직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거의 대부분의 금액을 수령한 것으로 보인다. 상임감사 연봉 역시 1억7998만원으로 1.96% 올랐다. 올해 3월까지 LH 상임감사로 재직한 A씨는 문재인 대선캠프 출신으로 내부 부조리 신고 창구에 접수된 LH 땅투기 제보를 뭉갰다는 의혹을 받는다.
LH 이사회 구성원의 올해 기본급도 줄줄이 오른다. 2021년 임원 연봉 예산내역에 따르면 기관장(1억2598만원→1억2950만원)과 상임감사, 상임이사(1억78만원→1억360만원)의 기본급이 올라가도록 책정됐다. LH 관계자는 "지난해 성과급과 올해 기본급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책정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번에 함께 공개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LH는 반쪽짜리 성과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부채 증가 속도가 매우 가팔랐기 때문이다. 2020년 LH의 부채 규모는 129조7451억원으로 1년간 3조원 이상 증가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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