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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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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정제마진·제품가’ 상승세…정유업계, 올해 '흑자기조'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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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휘발유 스프레드 9달러 육박, 전년比 24배 올라

美중심 수요 회복, 정제마진도 1년 만에 3달러로

이미 현대오일·에쓰오일 1분기 영업익 1조 돌파

경유·항공유는 더 올라야, 올해 흑자기조 유지할 듯

이데일리

SK이노베이션 울산컴플렉스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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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었던 국내 정유업계가 올 1분기부터 안정적인 흑자 기조에 돌입했다. 지난해 배럴당 40달러 수준이던 국제유가가 올 들어 60달러대까지 올라온데다 석유제품 수요도 거대 시장 미국을 중심으로 되살아나고 있어서다. 정유사들의 주요 수익지표인 정제마진도 최근 1년 만에 배럴당 3달러선을 돌파하는 등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이미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S-OIL(010950))이 올 1분기에 거둬 들인 영업이익만 1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기준 평균 휘발유 스프레드(원유가격과 제품가격간 차이)는 배럴당 8.9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배럴당 0.37달러에 그쳤던 전년 동기 휘발유 스프레드외 비교해 약 24배 오른 수치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급격히 확산됐던 지난해 휘발유 스프레드는 한 때 마이너스(-)까지 기록하는 등 최악의 상황을 보낸 바 있다. 그랬던 휘발유 스프레드가 올 들어 배럴당 9달러에 육박하며 급격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휘발유는 정유사들의 주요 제품 중 하나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최근 미국에서 휘발유 수요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재고 부족으로 휘발유 가격이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석유제품을 사용하는 국가로 휘발유 소비 비중이 높아 최근 글로벌 휘발유 가격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미국에선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면서 이동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달부터 ‘드라이빙 시즌’(나들이가 많아지는 계절)에 돌입하면서 미국내 주유소들이나 유통업체들이 휘발유를 사재기하는 등의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때문에 한동안 글로벌 휘발유 가격이 꾸준히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정유업계도 공격적으로 영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유가도 올 들어 꾸준히 배럴당 60달러대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4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이다. 실제 정유업계의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도 최근 긍정적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5주 기준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3.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월 2주의 3.7달러 이후 약 1년 만에 3달러대 돌파다. 정제마진은 지난해 배럴당 0달러와 마이너스를 반복하며 최악을 경험한 바 있다. 물론 손익분기점인 배럴당 4~5달러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3달러대까지 올라온 것만 하더라도 긍정적인 신호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같은 우호적인 환경은 당장 올 1분기 국내 정유업계의 실적으로 반영됐다. 앞서 1분기 실적을 발표한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만 하더라도 양사 영업이익 총합이 1조420억원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에쓰오일의 경우 영업이익이 6292억원을 달성하며 2016년 2분기 이후 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전망치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현대오일뱅크도 412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까지 1000억원대의 적자를 냈던 정유사업 부문에서 2113억원의 흑자를 실현하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아직 1분기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SK이노베이션(096770)과 GS칼텍스도 무난히 흑자가 전망된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영업이익은 약 4000억원으로 예상됐고, GS칼텍스 역시 업계에선 1000억원 이상의 흑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에 오름세를 보였던 국제유가로 인한 재고평가이익이 높게 반영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릴 것이란 분석이다.

정유업계는 올 1분기를 기점으로 향후 안정적인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요 제품인 휘발유 가격의 경우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하는 등 수요 회복이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다만 국내 정유업계 생산 비중(약 30%)이 높은 경유와 부가가치가 높은 항공유 가격이 아직 큰 폭으로 회복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달 4주 기준 항공유 스프레드는 배럴당 5.4달러로, 코로나19 이전인 지난해 1월1주(13.9달러)와 비교해 현저히 낮다. 같은 기간 경유 스프레드도 6.8달러로 15.5달러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요 절벽현상은 어느 정도 완화됐지만 국내 정유사들은 보수적인 재고 관리를 위해 올 1분기 정제공장 가동률을 역대 최저 수준인 72%(전년 동기의 경우 82%)까지 낮춘 상황”이라며 “국제유가가 2분기부터 변동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코로나19 상황도 어떻게 급변할 지 모르는만큼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지만, 적어도 지난해처럼 적자로 허덕이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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