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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게릴라전엔 폭격으로, 암살엔 테러로… 혼돈의 미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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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얀마 군부가 3일 소수민족 마을을 폭격하자, 소수민족 무장단체가 군부의 헬리콥터를 격추시켰다. 양곤에서는 군부가 임명한 관료가 흉기에 찔려 숨졌고, 바고에서는 쿠데타로 쫓겨난 국회의원이 폭탄테러에 사망했다. 유혈진압을 멈추지 않는 군부에 맞서 시민들과 소수민족이 무기를 들면서 미얀마 곳곳에서 무력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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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민족 카친족의 무장단체인 카친독립군이 접경지역인 카친주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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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이날 오전 10시20분쯤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부 카친주의 한 마을에서 군부의 헬리콥터가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카친족 무장단체가 군부 공습에 대한 반격을 시작해 헬리콥터를 격추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친독립군의 대변인은 3일 로이터통신에 “군부가 아침 8~9시부터 전투기와 헬리콥터를 동원에 이 지역에 공습을 재개해 우리가 응전했다”고 말했다. 군부는 전날 밤부터 카친주를 공습했다. 한 마을에서는 수도원에 폭탄이 떨어지면서 최소 4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쿠데타 이후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접경지역에서는 무력충돌과 군부의 공습이 반복되고 있다. 카친주에서는 카친독립군이 지난 3월말 군 기지를 습격한 직후, 그에 대한 보복으로 군부의 공습이 시작됐다. 이후에도 크고 작은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벌어진 전투에서는 카친독립군이 군부 병사 20여명을 사살하고 무기고를 점령했다.

미얀마 동부 카렌주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소수민족 카렌족의 무장단체와 군부의 충돌로 지난 3월말 공습이 시작됐다. 현지매체 미얀마 나우는 쿠데타 이후 카렌주에서만 30차례 이상 공습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카렌민주연합의 대변인은 현지매체 프론티어 미얀마에 “쿠데타 이후 군부와 250차례 이상 충돌했을 것”이라며 “민간인이 거주하는 마을에도 공습이 이뤄졌다. 최근까지 3만명 가량이 마을을 떠난 것으로 추산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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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군이 국경지역에서 불법 이주민을 단속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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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는 유혈진압을 멈추지 않고, 가족과 친지를 잃은 시민들은 무기를 들면서 미얀마에서는 폭력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날 현지매체 낏띳미디어는 군부가 임명한 양곤의 지역단체장이 사무실에서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가해자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반면 같은날 바고에서는 민주진영 인사에 대한 폭탄테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 의원 1명과 ‘시민불복종운동’에 합류한 경찰관 3명 등 5명이 사망했다. 사고 당시 이들은 군경을 피해 안가에 머물고 있었다. 이날 이들에게는 내용물을 알 수 없는 소포가 배달됐고, 소포를 열자마자 폭발이 발생했다.

미얀마 군부에 대한 유엔 차원의 규탄 성명에 대해서도 신중한 태도를 고수해 온 중국 조차도 ‘내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장쥔 유엔 중국 대사는 “긴장이 고조되면 충돌로 이어질 수 있고, 더 많은 폭력과 사상자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는 미얀마의 혼란스러운 상황과 내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제재 부과 등 유엔 차원의 개입에 대해서는 또 다시 선을 그었다. 그는 미얀마 사태가 내정 문제라고 설명하며 “중국은 (제재보다) 외교적인 노력을 더 선호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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