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시장은 4일 오전 국무회의에 참석한 뒤 서울시청에서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서울시는 유치원 무상급식 추진을 위해 시의회와 논의하에 정확한 급식 단가 산출, 지원 재정 부담 산정 연구용역을 진행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유치원 무상급식을 빠르게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치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의 급식비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추산한 시내 유치원의 하루 평균 급식 단가는 3100원(식품비 기준, 관리비 100원, 인건비 2990원 별도)이다. 한 달 기준으로 보면 6만2000원 수준이다. 현재 유치원생에게 월 26만원의 누리과정 정부 지원금이 지원되기 때문에 만약 서울시에서 유치원 무상급식까지 시행되면 유치원생 학부모의 부담은 월 32만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유치원 관계자들은 무상급식이 시행되면 영양교사 채용 여력이 생기는 등 전반적으로 급식 질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철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정책홍보국장은 "서울시교육청에서 인건비까지 포함해 추산한 급식 단가가 6200원 수준으로, 무상급식 지원이 이뤄지면 지금보다 급식 질이 더 좋아질 것으로 본다"면서 "안전한 식재료,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이 낮아지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서울시의 유치원 무상급식 추진을 적극 환영한다"며 "이번 유치원 무상급식을 계기로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 교육 협력 사업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오 시장은 국무회의에서 서울 유치원 무상급식 추진으로 어린이집과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에 어린이집 급식·간식비를 현실화해 줄 것을 촉구했다. 오 시장은 "3~5세 어린이가 어린이집에 갈 수도 있고 유치원에 갈 수도 있다"며 "어디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국가나 지자체에서 받는 혜택에 차등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차원의 문제 제기"라고 말했다.
서울시의 경우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급식 단가가 끼니당 최대 1200원까지 차이가 난다. 현재 서울시내 유치원 평균 급식 단가는 3100원이다.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가 영아 1900원, 유아 2500원으로 책정했고, 자치구가 추가재원을 부담하는 구조다. 가장 많이 재원을 부담하는 자치구를 기준으로 어린이집 평균 급식 단가는 영아 2600원, 유아 3000원이지만, 부담을 못하는 자치구에서는 복지부 책정 기준대로 정해진다. 오 시장은 "보건복지부 소관 어린이집과 교육부 소관 유치원에 다니는 아동들의 급·간식비 차별은 부당하다"며 정부가 기준을 정하고 종합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면서 "이와 동시에 지방자치단체의 급·간식비 예산 부담도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제안에 교육부·복지부 장관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언급했으며,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예산 문제를 거론하고 '검토하면서 구체적으로 논의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오 시장은 전했다.
오 시장은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시장직을 사퇴했던 과거를 의식한 듯 향후 복지행정에 있어 '선별 복지' 기조를 무작정 고수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제림 기자 / 최현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