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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지분 51%'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물러나도 영향력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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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오너 3세 경영 승계 포기 선언… 쇄신안 등은 아직 준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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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중 고개를 숙이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연구 결과는 동물의 '세포단계' 실험 결과를 과장해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이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이날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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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사퇴와 함께 경영권 승계 포기를 선언하면서 차후 남양유업 경영이 어떻게 이뤄질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며 홍 회장이 경영권에서 손을 떼더라도 지분 53%가량을 홍 회장과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하고 있어 주요 의사 결정에 여전히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아직 구체적인 것들은 결정되지 않았다는 게 회사 입장이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며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자 저는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울먹이면서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홍 회장의 3세 경영 포기 선언은 회사 임원들도 홍 회장의 발표 전까지 몰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홍 회장이 경영권을 내려 놓으며 당분간 남양유업 경영은 이광범 대표가 총괄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전날 불가리스 사태 등에 책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했지만 아직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마케팅을 총괄했고 회삿돈 유용 의혹이 나온 홍 회장의 장남 홍진석 상무는 지난달 보직 해임된 상태다.

홍 회장은 남양유업뿐 아니라 남양유업이 100% 소유한 부동산 임대업체 금양흥업과 제조업체 건강한사람들 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남양유업 회장에서 물러나며 남양유업 자회사인 이들 회사에서도 물러날 것으로 예상되나 남양유업 관계자는 "자회사 관련 사항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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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연구 결과는 동물의 '세포단계' 실험 결과를 과장해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이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이날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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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쇄신안, 자구책 마련 등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거센 데 이에 대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관련 내용들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고 앞으로 과제일 것 같다"며 "차기 대표이사 등은 이사회 등 절차를 거쳐 정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홍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더라도 최대주주로서 영향력은 계속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홍 회장의 남양유업 지분율이 51.68%로 높아 여전히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홍 회장 포함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53.08%인데 홍 회장의 배우자인 이운경씨가 0.89%, 동생 홍명식씨가 0.45%, 손자이자 홍진석 상무의 아들인 홍승의군이 0.06%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향후 홍 회장 지분을 자식들에 물려줄지, 매각할지 등도 관심 사안이다. 장남인 홍 상무는 이번에 보직 해임됐지만 차남인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은 남양유업에 재직 중이다. 또한 홍 회장의 어머니인 지송죽씨는 1929년생으로 올해 만 92세의 나이에도 남양유업 비상임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초고령의 홍 회장 어머니와 차남까지 홍 회장과 함께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 말많고 탈많은 가족경영을 끝낼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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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CI/사진= 남양유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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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홍 회장의 대국민 사과로 남양유업을 향한 불매운동이 수그러들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 소비자는 "계속 남양유업 제품을 사지 않았다"며 "회장이 사퇴했어도 어떻게 바뀔지 몰라 일단은 불매운동을 유지하며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에서는 홍 회장의 사퇴와 경영 승계 포기를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날 오후 2시33분 현재 남양유업 주가는 전날보다 11.93% 오른 37만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한편 홍 회장은 1950년 6월12일 서울에서 남양유업 창업주 홍두영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1977년 남양유업 이사에 오르며 경영에 참여했다. 1988년부터 1990년까지 부사장을, 1990년부터 2003년까지는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2003년 회장에 올라 현재까지 남양유업을 이끌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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