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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이슈 국내 백신 접종

화이자 이어 AZ도 1차 접종 일시 중단 '공백'…2차 접종도 아슬아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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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상반기에 1809만 회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확보했지만 결국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1차 접종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면서 공백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화이자도, 아스트라제네카(AZ)도 손에 쥔 백신은 이미 소진이 임박한 상황이라 새 물량이 들어올 때까지 접종 속도를 내지 못하게 된 것이다. 정부가 목표로 한 상반기 1200만명 접종을 위해 두 달간 900만명 가까운 인원이 접종해야 하는데, 이달 중순이나 지나야 물량이 소량씩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대상자는 6월에 몰릴 것으로 예상돼 현장의 혼란도 우려된다.



남은 23만여명 외 신규 접수 중단



3일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1·2분기에 AZ 백신 접종 대상자인 요양병원·시설 노인과 보건의료인, 사회필수인력 등 가운데 접종하겠다고 동의 또는 예약한 이들은 206만5000명으로, 2일까지 182만9000명이 1차 접종을 끝냈다. 약 23만6000명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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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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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 백신은 그간 200만5000회분 도입됐기 때문에 182만9000명이 한 차례씩 맞은 걸 감안해 단순 계산하면 잔여분은 17만6000회분이다. 그런데 정부가 따져보니 최소잔여형주사기(LSD) 효과를 본 탓에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은 34만5000회분이 남아있다고 한다. 이렇게 남은 걸 또다시 LSD를 활용해 맞힌다면 최대 38만1000명에게 접종할 수 있다는 게 추진단 설명이다. 즉 남은 23만6000명이 한 번씩 맞고도 16만명가량에 추가로 접종할 여력은 일단 있다는 얘기다. 추진단 관계자는 23만여명 접종과 관련, “8일까지 사회필수인력 등 9만명이 위탁의료기관에서 접종하고, 나머지는 군 자체 접종, 보건소 접종 등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동안 신규 접종자는 하루 1만~2만 명꼴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5만~7만명 이상)과 비교해 접종자가 대폭 축소되는 것이다.

새 물량은 중순 돼서야 조금씩 들어올 예정이라 앞선 사전 예약, 동의자를 빼고 신규 접종은 한동안 불가능해졌다. 동의, 예약하지 않은 52만명가량은 마음이 바뀌어 맞겠다고 하더라도 최소 내달 될 때까지는 접종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추진단 관계자는 “동의·예약하지 않은 이들은 원하면 6월에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65세 이상 고령층 접종 당기기 어려워



고위험군인 65~74세 고령층 494만여명 접종도 이달 말 돼서야 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당초 고위험군이 많은 요양시설에 대해 급한 불을 끄고 고령층 접종 연령을 최대한 빠르게 확대해 위중증률과 치명률을 낮추기로 했지만, 물량 탓에 일정을 당기는 게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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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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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물량을 목표에 맞게 소진했다. 대상자는 다 접종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결국 애초 선구매한 백신이 부족한 데다 그 물량들조차 불안정하게 들어오다 보니 벌어진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AZ 2차 접종에 차질이 생길 개연성도 있다.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7일까지 접종한 65세 미만 요양병원, 시설 등의 대상자 31만여명은 11주째가 되는 이달 14일부터 2차 접종을 시작해야 한다. 현재 쓰고 남은 걸 활용해도 16만회분 정도라 이달 중순부터 물량 공급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순조로운 2차 접종이 가능하다.



“정작 고령층 맞을 백신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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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받은 대상자들이 이상 반응을 체크하기 위해 잠시 대기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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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1차 접종은 2차 접종과 비교할 수 없이 중요한 만큼 가진 물량을 최대한 1차 접종에 써 1차 접종자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수급 때문에 결국 뒤의 일정이 꼬이게 된다면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또 “AZ의 접종 주기가 12주로 권고된 만큼 2차 접종 일정이 1~2주 정도 늦어져도 효과에 큰 영향이 없겠지만 그사이 1차 접종의 효과가 떨어질 수는 있다”고 우려했다.

공급 물량에 따라 접종자가 상당수 특정 기간에 몰릴 경우에 대해서도 정 교수는 “이상반응 신고나 모니터링 등에서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며 “신고, 보상 심사 체계나 인력 등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1200만명 목표에 매달리다 보니, 원래 우선순위에 있던 고령층 접종은 오히려 밀리고 기타 대상이 백신을 먼저 맞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 목표는 접종으로 인한 치명률 감소인데 당초 계획과 달리, 경찰과 소방 인력, 항공승무원 등의 인력이 중간에 추가됐고, 오히려 고령층 접종은 순위에서 밀리는 상황이 됐다”며 “1200만명 목표에 연연하기보다 원칙대로 치명률이 높은 고령층의 1, 2차 완전 접종을 목표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AZ 뿐 아니라 화이자도 수급 불안정 탓에 한동안 1차 신규 접종 예약을 받지 않기로 한 상태다. 75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동의자가 280만여명으로, 이들 가운데 접종 못한 이들은 144만명이나 된다.

정부는 3일 오후 5시에 5, 6월 구체적인 접종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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