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총수 없는 쿠팡, 현대차 총수된 정의선(하)
━
현대차그룹 총수 21년만에 세대교체...'정의선 시대' 열렸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1년 만에 현대차그룹의 총수로 공식 지정됐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역시 그룹 총수가 되며 세대교체 작업을 마무리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과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이 생존해 있음에도 실제 그룹에 대한 지배력이 아들 세대에 있다고 보고 이례적으로 동일인 변경 신청을 받아들였다.
공정위는 오는 5월1일자로 자산총액 5조원 이상 71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하고 각 기업의 동일인(총수)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그룹의 총수로, 조현준 회장이 효성그룹의 총수로 변경된 것이 눈에 띈다. 지난달 현대차그룹과 효성그룹이 낸 총수변경 신청을 공정위가 수용한 것이다. 아버지 정몽구 명예회장이 2001년 총수에 오른 이후 21년만이다.
공정위는 정의선·조현준 회장이 그룹을 외형상이나 실질적으로 모두 지배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두 그룹의 총수 변경신청을 받아들였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10월 현대차 등 주력회사 회장으로 취임했고,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 위임받은 현대차 지분 5.33%, 현대모비스 지분 7.15%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했다. 주력회사의 임원 인사와 계열사 간 합병, 기아자동차 사명 변경 등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했다. 그룹에 대한 정몽구 명예회장의 실질적 지배력이 정의선 회장으로 옮겨왔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조현준 회장에 대해서도 지주회사 효성의 최대주주인 점과 2017년 7월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한 점 등 외형상 지배력을 갖췄다고 봤다. 조 회장역시 조석래 명예회장으로부터 위임받은 지주사 효성 지분 9.43%에 대한 의결권을 정기주주총회에서 행사한 것도 고려 요인이다. 공정위는 조현준 회장 취임이후 지배구조 개편과 대규모 투자결정, 임원 인사 등을 단행하는 등 실질적 지배력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정몽구·조석래 명예회장이 각각 84세, 87세로 고령인 점과 주력회사 사내이사에서 사임한 점, 건강상 이유로 경영복귀 가능성이 높지 않은 점도 총수 변경 근거라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 측은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2세들을 동일인으로 판단해 권한과 책임을 일치시킬 필요가 있다"며 "동일인을 기준으로 관련자, 기업집단 범위가 설정된다는 점에서 동일인을 현실화, 규제 실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영권 승계 등 젊은 리더십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집단에 대해서도 향후 동일인 세대교체를 지속 검토할 것"이라며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신사업 출현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라는 신경영 패러다임 대두 등 새로운 환경에 맞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훈남 기자
━
코로나에 재계 판도가 달라졌다…네이버·카카오·셀트리온 '쑥'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제조업 중심이었던 우리나라 재계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사태 속에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들과 바이오기업 셀트리온 등이 급성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9일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따르면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 수는 지난해보다 7개 증가한 71개가 됐다. 쿠팡 등 8개사가 더해지고 KG가 제외됐다.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속한 회사는 2612개로 지난해보다 328개 증가했다.
눈에 띄는 것은 비대면 시장의 급성장에 따른 IT기업들의 약진이다. 쿠팡은 자산총액이 지난해 3조1000억→5조8000억원으로 급증해 공시집단으로 신규 지정됐다. 카카오(14조2000억→19조9000억원), 네이버(9조5000억→13조6000억원), 넥슨(9조5000억→12조원), 넷마블(8조3000억원→10조7000억원)의 자산총액도 크게 증가했다.
바이오기업 중에는 제약을 주력으로 하는 셀트리온이 주식가치 상승, 주식 출자를 통한 회사 설립, 매출·당기순이익 증가에 힘입어 자산총액이 8조8000억원에서 14조9000억원으로 늘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판매 덕에 매출도 1조7000억원 늘어 이 부문에서 삼성(11조3000억원)의 뒤를 이었다.
IT·바이오기업의 성장세는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더 두드러진다. 지난해보다 6개 늘어난 40개 집단이 지정됐는데 이 중 신규지정 4곳이 네이버, 넥슨, 넷마블, 셀트리온이다. 카카오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중 계열사가 21개 늘어 SK(23개)에 이은 위를 기록했다.
이들의 편입 배경으로는 네이버의 경우 사업이익 증가와 외부투자 유치, 넥슨은 보유주식 가치 상승과 금융자산(대여금) 증가, 넷마블은 보유주식 가치 상승과 신규자산 취득, 셀트리온은 3조1000억원 출자를 통한 계열사 신설과 사업이익 증가 등이 꼽혔다.
IT기업 외에 편입된 3곳은 호반건설, SM, DB다. 호반건설은 재고자산 증가와 회사 설립에 힘입었다. SM은 토지·선박 신규 취득, 계열회사 신규 편입의 영향이 있었다. DB는 유상증자와 사업이익 증가가 있었다. 반면 대우건설은 매출채권과 선급비용 감소 등으로 자산이 줄어들어 상호출자제한집단에서 유일하게 제외됐다.
한편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자산총액은 지난해(2176조1000억원)에 비해 160조3000억원 증가한 2336조4000억원이었다. 자산총액 기준 순위가 가장 많이 상승한 집단은 셀트리온(45위→24위), 네이버(41위→27위), 넷마블(47위→36위) 순이었다. 순위가 가장 많이 하락한 집단은 이랜드(36위→45위), 대우건설(34위→42위), 오씨아이(35위→43위) 순이었다.
최우영 기자
김훈남 기자 hoo13@mt.co.kr, 최우영 경제부 기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