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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머스크 '먹튀'에 운명공동체 균열…비트코인 상승, 테슬라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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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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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공동체’에 균열 조짐이 보인다. 기쁠 때 같이 웃고, 힘들 때 같이 울던 비트코인과 테슬라의 시세가 정 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했지만 테슬라 주가는 급락했다.

암호화폐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28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5만5781달러다. 24시간 전보다 3.7% 올랐다. 지난 26일 오전 4만 7000달러 선까지 내려간 이후 반등해 3일 연속 상승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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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테슬라 주가는 급락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테슬라 주가는 이날 4.53% 내린 704.74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 테슬라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은 역대급 매출과 순이익 실적을 공개했음에도 많은 투자자는 매도를 선택했다.

같은 날에 비트코인과 테슬라의 시장 가치가 정반대로 움직인 건 오랜만이다. 올해 들어 비트코인과 테슬라는 강한 동조화(커플링) 경향을 보였다. 아마존·애플·알파벳·페이스북 등 테슬라와 유사한 빅테크 기업 주가가 일제히 상승해도 테슬라 주가는 외따로 놀았다. 홀로 내려가거나, 홀로 오르는 경우가 잦았다.

반면 테슬라와 유사한 동선을 보인 건 비트코인이다. 이런 움직임은 테슬라가 지난 2월 비트코인에 15억 달러를 투자하고, 차량 결제에 비트코인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직후 본격화했다. 비트코인의 가능성에 몸을 맡긴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기대가 시장에 작용한 결과다.

비트코인과 테슬라가 각자의 길을 가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건 왜일까. 일단 전날 테슬라의 비트코인 대량 매각 소식이 시장에 실망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전날 비트코인을 1분기에 2억7200만 달러(약 3022억원) 매각해 1억100만 달러의 차익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머스크와 테슬라는 투자자로부터 ‘먹튀(먹고 튄다)’ 취급을 받고 있다. 주식 작전 세력처럼 비트코인 가격을 띄운 뒤 팔아치워 수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역대급 실적에 대한 시장 평가도 좋지 않다. 속내를 뜯어보니 본업인 전기차 판매보다 다른 곳에서 돈을 벌었기 때문이다. 탄소배출권 판매 순이익(5억1800만 달러)과 비트코인 시세차익이 없었다면 테슬라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수 없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매도차익이 없었다면 테슬라의 영업이익은 전분기대비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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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발생한 테슬라 차량 사고 현장의 모습.[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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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테슬라 자동차에 대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테슬라 주가 하락에는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인한 테슬라 공장 조업 중단 우려와 기존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시장 진입·잇따르는 테슬라 자율주행차 사고 등이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비트코인의 몸값은 다시 오르고 있다. 투자자의 저가매수 움직임이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회사 이더 캐피털의 스테판 쿨리칸 최고재무책임자는 “하락과 상승은 암호화폐 시장의 일부일 뿐”이라며 “지난 주말 매도세가 너무 컸다. 이후 회복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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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미국 뉴욕 JP모건 본부 건물 모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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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미국 유명 투자은행의 비트코인 진출 소식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코인데스크는 26일(현지시간) JP모건이 개인 고객들을 위한 비트코인 펀드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상품은 “프라이빗 자산가들을 위한 펀드”로 알려졌다.

이로써 미국의 3대 투자은행이 모두 비트코인 시장에 발을 담그게 됐다. 이미 모건스탠리는 4월 초 3종의 비트코인 펀드 판매를 시작했다. 골드만삭스도 상반기 중에 비트코인 투자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제도권 투자은행들이 움직이면서 비트코인의 제도권 금융 진입에 대한 기대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웨이브 파이낸셜의 콘스탄틴 코간 파트너는 코인데스크에 “(JP모건 등의 비트코인 시장 진출은) 암호화폐 가격 상승에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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