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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머스크, 작전이었니? 비트코인 3000억 팔아 1100억 차익…테슬라 1분기 순익의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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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1분기 순익 4900억 따져보니

“가격 띄워놓고 먹튀” 비난 쏟아져

탄소배출권 팔아 5700억 수익까지

재무제표 물타기 평가에 주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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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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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너마저…”

암호화폐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일론 머스크(사진)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향해 이런 탄식을 내뱉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줄리어스 시저’에서 로마 집권자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마르쿠스 브루투스에게 속아 죽임을 당하며 말한 대사 “브루투스 너마저(Et tu, Brute)?”에서 따온 것이다. 한 마디로 ‘머스크는 배신자’란 의미다.

머스크와 테슬라가 ‘먹튀(먹고 튄다)’ 취급을 받고 있다. 26일(현지시간) 테슬라가 올해 1분기에 비트코인을 대거 팔아치운 사실이 공개되면서다. 테슬라는 이날 1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미 CNBC 등에 따르면 테슬라가 1분기 동안 ‘디지털 자산(비트코인)’을 매각한 금액은 2억7200만 달러(약 3022억원)다. 차익만 1억100만 달러(약 1100억원)다. 이날 재커리 커크혼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비트코인 투자는 좋은 결정임이 입증됐다”며 “일상 영업에서 쓰지 않는 현금 일부를 묻어두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좋은 투자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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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분기별 순이익.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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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지난 2월 비트코인에 총 15억 달러(약 1조6600억원)가량을 투자하며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 가격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테슬라가 비트코인 투자액의 18%가량을 매각하면서, 주식 작전 세력처럼 비트코인 가격을 띄운 뒤 팔아치워 수익을 챙겼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한 트위터에 “여전히 내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하나도 팔지 않았다”며 “테슬라는 비트코인의 현금 유동성을 증명하기 위해 보유 지분의 10% 정도를 매각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테슬라를 향한 시선은 냉랭하다. 채권투자사 본드앵글의 설립자 비키 브라이언은 CNBC에 “테슬라가 시세 예측이 제한된 변동성 자산인 비트코인을 재무제표에 추가해 재무 상태의 명확성을 감추고 있다”고 비판했다. 재무제표 물타기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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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대당 매출액.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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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1분기 재무제표에 대한 평가도 냉랭하다. 테슬라는 올 1분기 매출 103억 달러(약 11조4300억원), 순이익 4억3800만 달러(약 4900억원)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결과를 내놨다. 하지만 이날 테슬라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테슬라가 본업인 전기차 판매보다 다른 곳에서 돈을 번 사실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테슬라는 1분기 규제 크레딧 판매로 5억1800만 달러(약 5700억원)를 벌었다. 규제 크레딧은 환경 오염을 낮추는 데 기여한 기업에 정부가 제공하는 일종의 포인트로, 이를 다른 회사에 판매해 수익을 거들 수 있다. 여기에 비트코인에서 얻은 시세차익이 없었다면 역대급 실적은 불가능했다.

전기차 사업 사정도 좋지 않다. 블룸버그는 테슬라의 출고 증가율 전망치가 연간 50%로 이전과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출고 증가율이 평균치인 50% 수준에 머문다면 올해 테슬라의 목표치인 90만대 출고가 쉽지 않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에 18만4800대를 출고했다. 또한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토종업체의 선전으로 시장점유율이 위협받고 있고, 최근엔 테슬라 불매운동 조짐도 보인다. 유럽시장에선 이미 지난해 폴크스바겐에 1위 자리를 내줬다.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도 테슬라의 점유율은 지난해 초 80% 수준에서 올 1분기엔 70%로 떨어졌다(콕스 오토모티브).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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