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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홍남기 "가상화폐 과세 예정대로... 주무부처는 금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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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관련 당정 조율 아직 안 해… 신속히 협의 바라"
한국일보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2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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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1월로 예정된 가상화폐 소득세 과세를 앞두고 “유예는 없다”는 방침을 다시 한번 밝혔다. 화폐와는 구별되지만 경제적 가치를 지닌 일종의 자산인 만큼 여기에 투자해 돈을 벌면 세금이 뒤따르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가상자산 제도화를 책임질 주무부처는 홍남기 부총리의 사견을 전제로 "금융위원회에 가깝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는 "아직 당정 간 조율은 없었다"며 "당정협의를 신속히 진행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가상화폐 과세 "유예 없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기자실에 방문해 “가상자산거래를 하면서 소득이 발생하는 데 대해서 과세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라며 “과세는 그대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술품을 거래해서 이득이 나도 세금은 내야 하고, 이미 입법조치도 완료됐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해 세법개정안을 통해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화폐 매매로 발생한 차익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고 연간 250만 원을 초과한 소득에 대해서는 20%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 가상화폐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투자자 보호는 외면하면서 세금만 걷는다”는 주장이 일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과세를 유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홍 부총리는 이날 “과세 유예는 없다”며 가상화폐에 세금을 물리겠다는 정부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가상화폐 제도화 "주무부처는 금융위"


가상화폐 시장이 커진 만큼 투자자 보호 등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어느 부처가 ‘주무부처’ 역할을 할지 결정되지 않아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는 못한 상황이다.

홍 부총리는 가상화폐를 “무형이지만 경제적 가치는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거래되는 ‘자산’”이라고 정의를 내렸다. 다만 화폐를 대체할 수는 없다는 점을 들어 “G20에서도 ‘암호화폐’보다는 ‘가상자산’ 용어로 통일했다”고 설명했다. 가상화폐를 화폐로 인정할 수 없는 근거로는 “자본시장법에서 규정하는 금융투자자산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금융위원회의 의견을 소개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는 가상자산이 주식이나 채권 같은 다른 금융 상품처럼 민간의 자금을 생산적으로 모으기 위한 수단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가상화폐 주무부처 결정과 관련해서는 "현재 국무조정실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사견으로는 금융위가 (주무부처에) 가장 가깝다”고 말했다. 금융위 소관인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을 통해 가상화폐 거래소를 규율하고 있다는 점이 그 근거다.

가상화폐 제도화에 대해서는 "가상화폐 거래소가 요건을 갖춰 신고하고, 투명하게 거래를 하도록 한 만큼 ‘절반의 제도화’는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자자 보호와 관련해서는 "등락폭이 너무 크고 어떤 때는 극단적으로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투자해야 한다”며 투자자 책임론을 더 강조했다. 거래소 제도화 외 정부 차원의 별도 투자자 보호책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종부세 "당정 조율 없었다… 이번 주 정부 입장 정리"


보궐선거 이후 쟁점으로 떠오른 종합부동산세, 공시가 속도 조절 등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서는 “가능한 한(검토) 속도를 내서 당정 협의를 신속히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이라며 “정부 내 부처 간 협의는 이번 주 조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과 관련한 대책은 여야에서 ‘백가쟁명’식의 처방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방향이 잡힌 것은 아니다. 민주당도 이날 첫 부동산 특위 회의를 열었을 뿐이다.

종부세 조정만 놓고 봐도 “종부세를 내는 계층이 굉장히 고가인 주택을 보유한 만큼 지금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납부) 대상이 늘어나는 등 고가 주택 개념이 달라져 변동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면서 “아직 결론 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도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이고 당도 마찬가지인 만큼 성급한 보도는 혼란을 줄 수 있다”며 “아직 당정 간 조율도 안 한 상태인데 ‘엇박자’라고 얘기하니 억장이 무너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세종 =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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