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인 지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 관계자들이 장애인 차별구제 청구소송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들에게 장애 비하 발언을 멈출 것을 촉구하고 있다. 2021.4.20/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방송인 김어준씨를 감싸려다 '외눈'이란 표현을 써 이를 두고 정치권 공방이 펼쳐지고 있다. '외눈'이란 표현도, 추 전 장관과 같은 '장애인 비하' 논란도 둘 다 처음은 아니다.
━
秋 "외눈 언론, 양눈 뉴스공장"…"비하가 맞다"vs"비하가 아니다"
━
추 전 장관을 둘러싼 '장애인 비하' 논란은 23일 그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두둔하고자 올린 글에서 비롯됐다. 추 전 장관은 '뉴스공장'의 정치 편향성을 비판하는 주장이 제기되자 23일 페이스북에 "자유로운 편집권을 누리지 못하고 외눈으로 보도하는 언론들이, 시민 외에 눈치 볼 필요가 없이 양눈으로 보도하는 '뉴스공장'을 타박하는 것은 잘못"이라 썼다.
추 전 장관의 '외눈' 표현을 두고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나섰다. 중증 발달장애인 동생이 있는 장 의원은 24일 "('외눈'은) 명백한 장애 비하 발언"이라며 "장애를 비하하는 표현을 쓰지 않아도 얼마든지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표현할 수 있다"며 추 전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이상민 민주당 의원도 25일 "설마 추 전 장관께서 장애인 비하 의도를 갖고 그런 수준 이하 표현을 한 것은 아닐 것이라 애써 짐작한다"면서도 "하지만 잘못한 게 틀림없는 만큼 서둘러 사과하기 바란다"고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추 전 장관은 26일 페이스북에 "국어사전을 보면 접두사 '외-'는 '혼자인'의 뜻도 있지만 '한쪽으로 치우친'이란 뜻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외눈만 쌍꺼풀이 있다' '외눈으로 목표물을 겨누다' '외눈 하나 깜짝 안 하다'는 표현의 '외눈'은 시각장애인을 지칭한 것이 아니며 장애인 비하는 더더욱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에 장 의원은 같은 날 "사전적 의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외눈'을 '양눈'보다 가치가 덜한 것, 편향적인 것을 비유하는 표현으로 사용했다"며 "(추 전 장관이) 예로 든 '외눈만 쌍꺼풀이 있다' '외눈으로 목표물을 겨누다' '눈 하나 깜짝 안 하다'는 표현은 장애 비하 표현이 아니다. 추 전 장관의 글에서 '외눈'이라는 단어는 사전적 의미가 아니라 정상성의 기준으로 제시된 '양눈'이라는 표현에 대비되어 비정상성의 비유로 사용됐다"고 반박했다.
━
"외눈박이 공세" "꿀 먹은 벙어리" "조현병 환자"…반복되는 논란
━
정치인의 혐오표현 논란은 잊을만하면 제기되는 문제다. 특히 '외눈'이라는 표현은 불과 한 달 전 지금은 서울시장이 된 당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써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는 야권단일후보로 선출된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에서 여권을 향해 "진실에는 눈 감고 거짓만을 앞세우는 외눈박이 공세에 저는 절대로 굴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 뿐만 아니라 농인(청각장애 등으로 말하지 못하는 언어장애가 있는 장애인)을 비하하는 '벙어리'란 표현도 흔히 쓰인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은 지난달 4일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 일가의 가덕도 땅 투기에 대해서는 왜 꿀 먹은 벙어리인가"라고 했지만 비교적 논란 없이 지나갔다. 2019년 8월 황교안 자유한국당 전 대표는 "(문 대통령이) 북한 미사일 도발에는 벙어리가 돼버렸다"고 해 장애인단체의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해찬 민주당 전 대표는 지난해 1월 민주당 유튜브채널 '씀'에서 "선천적인 장애인은 어려서부터 장애를 가지고 나와 의지가 약하다고 한다"고 말해 인권위의 '권고' 조치를 받았다. 그는 2018년 12월에도 "정치권에서 말하는 거 보면 저게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장애인들이 많이 있다"고도 했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7월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 "경제부총리가 금융 부분을 확실하게 알지 못하면 정책 수단이 절름발이가 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가 사과한 바 있다.
이사민 기자 24min@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