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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1년 전 유가 마이너스였는데… 오를 게 뻔한 2분기 물가, 계속 갈지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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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마이너스' 국제유가, 올해는 60달러대
2분기 물가, 기저효과로 당분간 상승 전망
하반기 물가 진정된다지만… 경기회복 속도 변수
한국일보

18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시민들이 휴일을 보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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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고개를 드는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조짐에 국내외 경제가 좀처럼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전세계가 코로나19에 짓눌렸던 작년 4월, 국제유가는 한때 사상 처음 마이너스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에 기저효과를 업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조만간 2%를 훌쩍 넘어설 거란 전망이 나온다. 주요국 중앙은행은 "인플레는 일시적일 것"이라며 선을 긋는 분위기지만, 시장에서는 향후 경기 향방을 주목하고 있다.

2분기 2%대 물가 '가시화'


25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5% 상승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2월 0.5% 상승 이후 매월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현재 추세로는 3월보다 2분기(4~6월) 물가 상승률이 더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4월 물가 상승률이 0.1%에 그쳤고, 5월엔 0.3% 하락하기까지 한 영향이다. 4월 물가지수가 3월 수준을 유지만 해도 지난해 4월과 비교하면 2.1% 상승률이 전망된다. 물가지수가 2%대를 기록한 것은 2018년 11월이 마지막이었다.

이런 영향을 감안한 듯, 한국은행도 15일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당분간 2% 내외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다소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한국일보

지난해와 올해 소비자물가 및 유가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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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네 배' 기름값… 결정적 변수


최근 물가 상승에는 석유가격 상승이 결정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지난해 4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마이너스(1배럴당 -37.63달러)를 기록한 이후, 반등을 거듭하면서 올해는 배럴당 60달러 선까지 올라왔다. 지난 22일 기준 유가는 61.43달러로 지난해 4월 말(15.06달러)의 네 배가 넘는다.

변동성이 큰 석유류 가격 변동은 소비자물가를 산정할 때 적용되는 가중치(4.3%)보다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 유가가 급락했던 지난해 4월에는 석유류 가격이 전체 물가를 -0.28%포인트나 끌어내렸다. 석유류 가격은 전기료 등 공공요금이나 교통요금, 공업제품(가전제품, 의류 등) 가격에도 간접적으로 반영된다.

물가를 끌어올리는 또 다른 변수는 식료품 가격이다. 옥수수 등 국제 곡물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는데다 지난해 겨울 국내를 덮친 한파와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고병원성 AI) 여파로 계란 등 식료품 가격도 높아져 있다.
한국일보

21일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리터당 1,946원에 경유를 1,746원에 판매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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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 상승? "보복소비 더해지면 모른다"


아직은 최근의 물가 상승세가 하반기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3월 “인플레가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는 있지만, 계속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한 바 있다. LG경제연구원도 최근 “기저효과 영향이 커지는 여름에는 소비자물가가 일시적으로 2%를 넘겠지만 하반기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며 물가 상승 압력은 점차 약해질 것”이라며 “원화 강세가 지속돼 수입 물가 상승도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이 불러오는 보복소비는 물가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3% 수준으로 예상됐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최근 3.6%(국제통화기금ㆍIMF), 4.0%(LG경제연구원)까지 높아지고 있다. 경기회복 신호가 강해지면 수요도 더 늘어날 수 있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그동안 집값 상승, 인건비 상승 등 물가 상승 요인이 있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억눌려 있었던 측면도 있다"며 "미국처럼 백신이 보급되고 정상적 경제활동이 가능하게 된다면 하반기에도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 =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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