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종식·정치범 석방 등 합의하는 사이 미얀마서 또 1명 사망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2021년 4월 24일 미얀마 사태 관련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폭력 사태 종식과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하는 연설을 하는 모습.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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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미얀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폭력 종식과 대화 시작 등 5가지 사항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미얀마 민주진영은 미얀마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회복하기 위한 아세안의 확고한 조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폭력 종식·정치범 석방 등 5개 합의: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정상회의 이후 의장국인 브루나이는 모든 당사자가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가운데 즉각적인 폭력 종식과 대화 시작을 포함해 합의들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아세안 특사가 대화를 중재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아세안 정상들이 합의한 내용은 Δ대화 시작 Δ폭력 종식 Δ인도적 지원 Δ정치범 석방 Δ아세안 미얀마 사태 특사 임명 등 5가지다.
무히딘 야신 말레이시아 총리는 이날 회의 이후 말레이 국영 버나마와의 인터뷰에서 "미얀마가 민간인에 대한 폭력을 중단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였다"며 "오늘 회의가 성공적이었다. 우리 기대를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쿠데타 책임자 민 아웅 흘라잉 참석: 이날 회의에 미얀마 군 총사령관 민 아웅 흘라잉이 미얀마 대표로 참석한 점은 여전히 한계로 지적된다. 흘라잉은 미얀마에 '피의 위기'를 촉발한 2월 1일 군사 쿠데타 총 책임자로 지목되는 인물이다.
다만 아세안 정상들은 대화를 위해 그를 초청했을 뿐 정상으로 인정한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최고사령관이 24일 (현지시간) 미얀마 사태를 논의할 아세안 특별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탄게랑에 있는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에 도착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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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라잉은 이날 회의에서 아세안 대표단의 미얀마 방문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채널뉴스아시아에 전했다.
리 총리는 "흘라잉이 '우리의 말을 잘 들었다'고 했다. 아세안이 건설적인 역할을 하는 것, 아세안 대표단이 방문하는 것, 인도적 지원 등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동의하는 바라고 했다"면서 "그는 아세안과 건설적인 방식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각국 지도자 "민주·안정·평화 회복 촉구": 이날 회의에 참석한 지도자들은 미얀마 군부에 폭력 사태 종식을 촉구했다.
무히딘 말레이 총리는 "최근 몇 달간 일어나고 있는 미얀마 위기 상황을 극히 우려하고 있다. 미얀마가 정치범들을 신속하고 무조건적으로 석방하라는 말레이시아 제안을 고려해주길 바란다"면서 군부에 민간인 살해와 폭력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군부는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시민들에 대한 폭력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군이 폭력 사용을 중단하는 것이 첫 번째 요청이고, 또 미얀마의 모든 당사자들이 자제해 긴장을 완화해야 한다. 미얀마의 민주주의, 안정, 평화는 회복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회의에 미얀마 군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와 '스트롱맨'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분양 보라칫 라오스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은 채 외교장관을 대신 보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미얀마 사태와 관련한 아세안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2021년 4월 24일 아세안 사무국 건물 인근에서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현수막을 들고 시위하는 모습. ©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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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민주진영 '환영'…확고한 조치 기대: 미얀마 민주진영은 이날 합의 소식에 대해 환영 입장을 밝혔다.
국민통합정부(NUG) 대변인이자 대외협력장관을 맡고 있는 사사 박사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번 결정을 이행하고 미얀마 민주주의와 미얀마 국민의 자유를 회복시키기 위한 아세안의 확고한 조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군부에 의해 축출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정부 관계자들과 각 민족 무장그룹으로 구성된 국민통합정부는 이번 회의에 초대받지 못했다.
◇회의장 앞 시위대, 흘라잉에 "살인자": 이날 회의가 열린 사무국 건물 인근에서는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현수막을 들고 흘라잉을 겨냥해 항의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흘라잉을 "살인자"라 칭하며 강력히 비난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세안 정상들은 이날 회의 관련 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쿠데타 책임자 흘라잉이 성명에 함께 한다는 점은 여전히 한계로 남는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해왔다.
베긴다 팍파한(Beginda Pakpahan) 인도네시아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EU와 미국이 미얀마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가운데 아세안은 미얀마를 포용해 동남아 평화를 지키고자 한다"면서 "아세안의 두 번째 목표는 건설적인 참여를 통해 장기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올해 2월 1일 쿠데타 발발 이후 지난 21일까지 이어진 군부의 쿠데타 항의 시위대 무력 진압으로 총 739명이 사망하고, 3000명 이상이 구금된 것으로 집계된다.
미얀마 양곤에서 2021년 4월 23일 쿠데타 항의 시위가 진행되는 모습.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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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세안 회의가 열린 이날도 미얀마 각지에서 일어난 쿠데타 항의 시위에 대한 군부의 무력 진압으로 최소 1명이 사망하는 등의 폭력사태가 계속됐다고 AFP는 전했다.
한 시위자(27)는 AFP에 "50대 시위자가 잡혀가 사망했다. 경찰이 그를 양쪽에서 붙들고 있다가 한 군인이 뒤에서 총을 쐈다. 남성의 시신도 가져가버렸다"며 "아세안 지도자들에게 이렇게 전하고 싶다. 우리는 그(흘라잉)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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