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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와이파일] 도지코인·아로와나토큰은 또 뭐야...폭탄 돌리는 '알트코인'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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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열풍 지속…韓 투자자, '알트코인'에 집중

도지코인·아로와나토큰 등 이상 급등 현상

시장 이상 과열에도 정부·정치권 '모르쇠'…여전히 방치

"투기적인 수요 관리하되 기술적 가능성은 육성해야"

YTN


암호화폐 시장을 둘러싼 투자 열풍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중 내내 암호화폐와 관련한 기사가 경제면을 차지했죠. 암호화폐로 일확천금을 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져, 상대적인 박탈감도 컸을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지난번 기사에서 암호화폐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기사에서 전 암호화폐는 화폐의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측정할 수단도 없다고 주장했죠. 다만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없다는 점과는 별개로 실제로 자산으로서의 '역할'은 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와이파일] 또 '널뛰기'하는 비트코인…지금 사도 되나요?"

따라서 암호화폐에 투자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거래소를 잘 골라야 하고, 알트코인 투자에는 조심하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미 비트코인에선 멀어진 듯합니다. 실제로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자체적으로 집계하는 알트코인 지수인 UBAI(Upbit Altcoin Index)는 지난해 말 1,700대에서 올해 들어선 한때 9,000선에 육박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시가 총액이 5배 넘게 늘었다는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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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 언론에 여러 번 언급된 도지코인이나 아로와나토큰 모두 알트코인에 속하는데요, 대체 '알트코인'이란 무엇일까요?

◆ 한국에서 유독 인기 있는 '알트코인'
알트코인은 '얼터너티브 코인(Alternative coin)'을 줄인 말입니다. 말 그대로 대안 화폐라는 뜻인데요, 여기에서는 비트코인을 대체하는 암호화폐를 말합니다. 따라서 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암호화폐를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대표적으론 2015년 비탈릭 부테린이란 프로그래머가 발행을 시작한 '이더리움'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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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트코인 열풍을 이해하려면 일단 암호화폐의 대장 격인 비트코인의 특성을 이해해야 합니다. 비트코인은 일반적인 화폐와 달리 발행하는 주체가 없는데요, 컴퓨터를 이용해 일종의 암호 문제를 풀어내면 비트코인을 대가로 얻게 되죠. 이 과정을 '채굴'이라고 합니다.

비트코인의 총 발행량은 대략 2,100만 코인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설계 자체가 그렇게 돼 있거든요. 지금까지 1,600만 개가량이 발행됐다고 하니, 앞으로 남은 물량은 대략 600만 개 정도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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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은 정해져 있지만, 채굴은 이어집니다. 자연스럽게 채굴에 따른 보상은 줄어들게 되겠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가격 변동 폭도 작아졌습니다.(하지만 이것도 이젠 옛날이야기긴 합니다.) 비트코인으로 큰 수익을 보기 어려워지자, 투자자들의 시선은 발행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다른 코인으로 쏠렸습니다. 거대한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기적인 수요가 몰린 것이 알트코인 열풍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열풍은 특히 한국에서 거셉니다.

◆ 도지코인·아로와나토큰도 '알트코인'
이 알트코인은 정말 수도 없이 발행됐고, 또 발행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되는 알트코인도 있지만, 이름도 모르는 잡다한 코인도 있고요, 또 아예 돈을 갈취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스캠'이라고 부르는 코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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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이목이 쏠린 건 '도지코인'이라는 화폐입니다. 아래 사진과 소개 영상을 보시죠. 이것만 봐도 진지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죠? 저 강아지는 영미권에서 유명한 인터넷 유행(밈)인 시바견입니다. 이를 이용한 코인이라는 점에서부터 이 코인은 실용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진 암호화폐가 아닙니다. 암호화폐 시장 열풍을 풍자할 목적으로 장난스럽게 만든 거죠. 공식 웹사이트에서도 사실상 암호화폐로서의 기능보단 쉽고 재미있는 커뮤니티 측면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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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격은 장난스럽지 않죠. 10원에도 미치지 못했던 코인 값이 한때 500원 선을 넘기도 했습니다. 암호화폐 열풍 때마다 이름을 올리는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까지 가세하면서 열풍이 분 건데요, 장난스럽게 시작한 암호화폐가 알트코인 열풍의 한 축이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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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코인 열풍에는 다른 측면도 있는데요, 미국에서 일어났던 게임스탑 주가 폭등 사건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공매도 투자자와 개인투자자의 대결이었던 게임스탑 주가 급등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결집한 개인투자자로 촉발됐다는 점과 비슷하다는 거죠. 도지코인 폭등 역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인 개인투자자가 주도한 측면이 강합니다. 그리고 이후 폭락세를 맞았다는 점도 비슷하죠.

하나만 더 짚어볼게요. 바로 '아로와나토큰'입니다. 싱가포르에 있는 한국계 회사인 아로와나테크가 발행한 암호화폐인데요, 지난 20일 상장 뒤 거래가 시작됐죠. 50원으로 시작한 아로와나토큰은 30분 만에 5만 원이 넘는 가격이 됐습니다. 만약 100만 원어치를 샀다면 10억 원이 됐다는 뜻이죠. 일반적인 자산 시장에선 절대로 찾아볼 수 없는 현상입니다. 도저히 정상적인 상황으로 볼 수 없다는 뜻입니다.

◆ "내재 가치 없다"는데도 열풍…이유는?
이런 암호화폐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썩 곱지 못합니다. 특히 전통적인 경제 영역을 다루는 국가 기관이나 학자들은 지금의 열풍을 대단히 우려스럽게 보고 있죠. 실제로 통화정책의 최고책임자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암호화폐에는 내재 가치가 없다"며 "지급 수단으로 사용하는데에도 제약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적정 수준을 산정하기도 어렵고 가격의 변동이 크다"며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가 과도해지면 투자자의 대출이 부실화할 가능성이 있고,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위험성이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각국의 통화 당국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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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암호화폐 열풍이 끝나지 않는 이유, 대체 무엇일까요? 사실 경제를 연구하는 학자들도 곤혹스러워하는 부분입니다. 주식 가격이 오르내리는 건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도 영향을 미치지만, 기본적으론 해당 회사의 가치와 연동되거든요. 주가가 오른다는 건 그 회사의 펀더멘털(쉽게 이해하자면 기업의 체력이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과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는 뜻이죠.

하지만 암호화폐는 적정한 가격을 매길 수 있는 수단 자체가 없습니다. 오로지 수요와 공급만으로 가격이 정해진다는 것이죠. 따라서 이론적으로 가격 급등 현상을 설명하긴 어렵습니다.

◆ "지불 수단에 대한 기대감…2030 좌절감도 원인"
이정환 한양대학교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금이 가치를 가지게 된 건 사치품으로서의 가치와 결제 단위로서의 가치가 합쳐진 덕분"이라며 "암호화폐에는 자체적인 가치는 없지만 지불 수단으로써 활용할 수 있다는 금을 대체한다는 기대감이 커져 가격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교수는 다만 "알트코인의 경우 이런 기대감보다는 투기적인 수요가 훨씬 크게 작용한다"며 "정상적인 금융 상품과 다르게 기술적인 평가도 이뤄지지 않은 채 상장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젊은 세대의 좌절감을 배경으로 시각도 많습니다. 실제로 국내의 암호화폐 거래는 2030, 젊은 층의 비중이 크거든요. 정책 실패에 따른 부동산 가격 급등, 취업난 등이 20·30세대를 위험한 투자로 몰아넣었다는 주장이죠.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일반적으로 젊은 층은 중장년층보다 다소 위험한 투자를 즐기는 경향이 있다보니 알트코인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심스럽긴 하지만 다른 자산 가격의 급등이 이들에게 위험한 투자를 선호하게 하는 계기가 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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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가능성에 조금 더 주목하는 편입니다. 경제 자체가 기존의 실물 기반 경제에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경제로 재편돼고 있다는 주장이죠.

박성준 동국대학교 블록체인 연구센터장은 "과거에 인터넷 상거래가 처음 시작됐을 때는 지불 수단으로 은행 송금을 이용했다"며 "새로운 경제 체제에 기존 수단을 접목한 것은 성과가 좋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에선 블록체인을 활용한 통화 수단이 필요하니까, 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암호화폐가 투자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는 설명이죠.

◆ '도박판' 된 암호화폐 시장…정부 대책은 '특별 단속'
급등락의 배경과 관계없이 현재 암호화폐 시장을 두고는 투기적인 시장이라고 평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투기라는 말이 사치스러울 정도로 단순한 '도박판'이 된 건 아닌지 우려스럽거든요. 특히 우리나라에선 같은 암호화폐라도 다른 나라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라는 말이 일상화된 상황이죠. 이렇게 된 건 사실 정부와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는 게 제 주장입니다.

일단 정부도 뒤늦게나마 대응에 나서긴 했습니다. 오는 6월까지 부처 합동으로 다단계 유도나 투자 사기 등 불법 행위를 특별 단속하기로 했죠. 정부와 더불어민주당도 조만간 피해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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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정부가 안일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특별단속에 구체적인 내용이 없고, 이를 통해 시장 과열을 해소할 수도 없다는 거죠.

◆ 여전히 제도권 밖에 방치된 암호화폐
더 근본적인 문제는 지금까지 정부와 정치권이 암호화폐 시장을 계속 제도권 밖에 방치해뒀다는 점입니다. 국내에 암호화폐 열풍이 처음 불었던 게 무려 4년 전인 2017년인데도 말이죠. 지금도 암호화폐를 관리하는 법안은 자금세탁 방지 등에 초점을 맞춘 '특정금융정보법'이 유일합니다. 이용자를 보호할 법적 방법은 없다는 거죠.

상장을 예로 들어볼까요? 일반 기업의 경우 기업공개 절차를 거쳐 주식 시장에 이름을 올리게 되는데요, 생각보다 까다로운 심사를 거치게 됩니다. 그나마 문턱이 낮은 코스닥 시장 상장 조건을 보면 기준 이상의 경영 성과가 있어야 하고요, 회계법인의 감사도 받아야 합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기준은 당연히 더 엄격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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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암호화폐는 제도적으로 정해진 상장 기준 자체가 없습니다. 단지 거래소의 자의적인 판단에 맡겨져 있는 거죠. 앞서도 언급한 것처럼 듣지도 보지도 못한 코인부터, 아예 악의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진 코인까지 유독 우리나라에서 판을 치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방치하는 것과는 별도로 내년부터 암호화폐 수익에는 세금을 매길 예정이죠. 제도화는 뒷전이고 세수 확보에만 열을 올린다고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어 보입니다. 그러면서 검증 책임은 시중 은행으로 돌리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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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정부와 정치권, 특히 집권 여당의 방치 속에 투자자들은 알트코인으로 그야말로 '폭탄 돌리기'를 하는 실정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선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지도 모르는 기술은 철저하게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일정 부분은 규제라는 방법 사용해서라도 투기적인 움직임은 억누르되, 가능성을 발굴하고 발견될 가능성은 미래 기술의 한 축으로 육성하는 것이 시급해 보입니다.

조태현[chot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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