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 구멍으로 엿보는 소년·실카의 여행·우리가 당신을 찾아갈 것이다
2013년 데뷔 이후 다섯 번째로 펴내는 장편소설이다.
서울 용산구 청파동의 한 골목에 있는 작은 편의점을 배경으로 평범한 이웃들의 삶과 희로애락을 따뜻하고 익살스러운 시선으로 담아냈다. 양귀자의 연작 소설 '원미동 사람들'이 살짝 떠오르기도 한다.
서울역에서 노숙인으로 지내던 남자 '독고'는 어느 날 70대 여성 염 여사의 지갑을 찾아준 인연 덕분에 염 여사가 운영하던 작은 편의점에서 야간 일을 하게 된다. 알코올성 치매로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데다 말과 행동마저 어눌한 그가 과연 제대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까.
하지만 독고는 의외로 일을 잘할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로부터 호감을 얻으며 편의점은 물론 동네에서 중요한 인물이 된다. 사람들은 독고와 소통하며 위안을 얻고 고독과 불안에서 벗어난다. 쓸모없는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봤던 독고는 알고 보니 '행복 바이러스'였다.
나무옆의자. 268쪽. 1만4천 원.
▲ 열쇠 구멍으로 엿보는 소년 = 영국 저택에 사는 아홉 살 소년 새뮤얼은 어느 날 부모 없이 가정부의 보호 아래 집에 남겨진다.
아빠는 공장을 남긴 채 사망했고 엄마는 갑자기 사업 자금을 구한다며 미국으로 배를 타고 떠났기 때문이다. 엄마는 돌아오지 않고 대신 발신자 주소 없는 엽서만 보내오는 가운데 가정부 루스는 새뮤얼에 대한 통제를 점점 강화한다.
어느덧 엄마가 떠난 지 넉 달이 됐는데 이상한 점이 너무 많다. 작별 인사 한마디 없이 사라진 점도 그렇고 루스의 행동도 평범하지 않은 부분이 많다. 새뮤얼의 눈에는 루스가 점점 '잔인한 짐승'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히치콕 스타일 소설'이란 호평을 받은 작품으로, 영화화도 확정됐다.
호주 작가 스티븐 자일스의 장편소설이다. 이지연 옮김.
민음사. 332쪽. 1만4천800원.
▲ 실카의 여행 = 오스트레일리아 여성 작가 헤더 모리스의 베스트셀러 장편소설 '아우슈비츠의 문신가'의 후속작이다.
'아우슈비츠의 문신가'에서 수용소에 갇혔던 동안 친구의 연인을 구했던 여성 실카가 부역자 혐의로 15년 노역형을 받고 시베리아 수용소로 이송된다.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았지만, 시베리아의 혹독한 추위와 굶주림, 과로, 인권 탄압 등을 또다시 견뎌내야 했던 한 여성의 용기와 열정, 우정에 관한 이야기다.
김은영이 옮겼다.
북로드. 488쪽. 1만5천800원.
▲ 우리가 당신을 찾아갈 것이다 = 신예 작가 김홍의 첫 소설집이다.
'실화', '이인제의 나라' 등 8편의 단편을 실었다. 현실을 풍자와 해학, 적당한 독설로 전복하는 솜씨가 인생의 비애를 어루만진다.
김홍은 201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지난해 첫 장편소설 '스모킹 오레오'를 발표했다.
문학동네. 256쪽. 1만3천500원.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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