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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쿠데타 탓에 일자리 잃은 노동자들…"코로나보다 상황 나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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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지난 19일 미얀마 양곤에서 군부의 노예가 되지 않겠다며 혁명을 감행하라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는 반(反) 쿠데타 시위대의 모습./제공=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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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다수의 노동자들이 생계 위기에 직면했다. 유럽연합(EU) 등의 제재로 유명 의류 브랜드가 철수한 탓에 의류 산업은 물론 산업 전반에 여파가 미쳐 시민들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지난 2월 1일부터 최근까지 의류·봉제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 2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20일 보도했다. 미얀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선포된 지난해 3월만 해도 최소 70만명이 해당 산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이 분야 실직자 20만명은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숫자다.

노동인권운동가인 예 나잉 윈은 쿠데타 이후 H&M과 넥스트 등 세계적인 의류 브랜드가 미얀마에서 철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주요 시장인 EU가 쿠데타 제재를 강화한 때문이다. 또 군부가 반(反)쿠데타 시위를 잔혹하게 진압하고 양곤 교외 산업단지에 계엄령을 부과한 여파도 있다. 많은 노동자들이 생명에 위협을 느껴 고향으로 돌아갔다. 예 나잉 윈은 “현재 미얀마 전국의 의류공장 절반은 운영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공장 생산량이 대폭 줄어든 만큼 남아있는 노동자들의 수입은 급감했다. 의류공장에서 일하는 한 노동자는 “초과 근무 수당 없이 기본임금에만 의존해 살고 있다”며 “미래가 보이지 않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쿠데타 여파는 의류산업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30만명에 이르는 건설 노동자들도 주요 사업들이 중단돼 실직 위기에 처했다. 사무직을 비롯한 민간부문 노동자 수백만명 역시 일자리가 불안한 상황이다.

미얀마 양곤 시민 A씨는 아시아투데이에 “공무원인 형은 시민불복종운동(CDM)에 참여하며 파업 중이고 수출회사에서 일하던 나도 회사 일이 사라지며 일자리를 잃었다”고 말했다. 이어 “온 식구가 저축해 놓은 여분의 돈과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어머니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사정이 여의치 않긴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그는 “나뿐만이 아니라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 군부 독재를 두려워하는 우리는 이제 생계를 어떻게 이어갈지도 두렵다”고 하소연했다.

미얀마 나우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성장하던 인터넷 기반 서비스 산업도 군부의 인터넷 차단 조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알렸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던 그랩·푸드판다와 인터넷 쇼핑몰 등이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정보기술(IT) 업종에 근무하고 있는 한 노동자는 “현재는 코로나19 상황보다 훨씬 더 나쁘다”고 했다.

쿠데타 뒤 미얀마에서는 군부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파업과 저항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전날 기준 군경에 의해 목숨을 잃은 시민은 738명이며 약 3300명이 체포돼 구금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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