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두 번째 손해배상 소송의 변론기일인 지난 3월 24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양성우 변호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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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국내 법원에 낸 두 번째 손해배상 소송의 결과가 21일 선고된다. 소송 핵심인 ‘주권면제’에 있어 앞선 소송 재판부가 소송비용에 대해선 일본 책임이 없다고 판단해 결과가 바뀔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15부(재판장 민성철)는 이날 고(故)곽예남·김복동 할머니를 비롯한 피해자와 유족 20여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판결을 선고한다. 이날 선고에는 원고 중 한 명인 이용수 할머니도 나올 예정이다.
이 사건 소송의 핵심은 ‘주권면제’다. 주권면제란 한 국가가 다른 국가의 재판 관할권으로부터 면제된다는 원칙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 34부는 지난 1월 고(故) 배춘희 할머니 등 피해자 12명이 같은 취지로 낸 1차 소송에서 “원고 1인당 1억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승소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반인도적 범죄에는 주권면제 이론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일본 정부가 주권면제를 이유로 일체 소송에 대응하지 않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그러나 정기인사로 재판부 구성원이 바뀐 후 지난달 29일 재판부(부장 김양호)는 330만원의 소송비용에 대해서 국내 법원이 강제집행할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올1월) 본안 소송은 일본 정부의 국가면제를 인정하지 않고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며 “그러나 외국재산에 대한 (추심)강제집행은 해당 국가의 주권과 권위에 손상을 줄 우려가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소송비용을 강제집행하게 되면 국제법을 위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소송비용 집행에 관한 결정이라 재판 결과가 뒤집힌 것은 아니지만 본 사건 재판부와 정 반대의 판단을 한 것이다.
21일 선고 예정인 서울중앙지법 15부가 이 판단을 따라 주권면제 이론을 정면으로 적용하면 위안부 피해자들은 패소하게 된다. 그렇지 않고 앞 사건 재판부처럼 주권면제 이론을 선택적으로 적용하면 피해자들이 승소한다.
[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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