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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산린이'덕에 아웃도어 모처럼 훈풍…노스페이스 부동 1위, 디스커버리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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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지오그래픽 급성장, K2 3위 밀렸지만 영업익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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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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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아웃도어 업계가 오랜 침체기를 벗어나 모처럼 기지개를 활짝 펴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산을 찾는 이른바 '산린이'(산+어린이)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기능성 중심의 제품에서 벗어나 젊은 감각의 디자인과 다양한 색상의 상품들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는 것도 아웃도어 시장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특히 노스페이스(영원아웃도어)가 부동의 1위를 지켰지만 MZ세대 공략에 성공한 디스커버리가 K2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성장가도를 달리며 4위로 치고 올라왔다.

◇MZ세대 잡은 아웃도어 브랜드 '방긋'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아웃도어 업체 8곳 가운데 노스페이스를 운영하는 '영원아웃도어'가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영원아웃도어의 지난해 매출은 4327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35.7% 급증한 806억원을 기록했다. 뉴트로 트렌드를 겨냥한 디자인에 친환경 가치를 더한 신상품을 선보이며 MZ세대의 호응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눕시 패딩'과 '빅샷 백팩' 등은 지난해 무신사의 주 고객층인 젊은 세대에 호응을 얻으며 판매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두 제품은 지난 1년 동안 무신사 랭킹 상위권을 차지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F&F의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단일 브랜드 기준으로 케이투코리아를 앞지르며 매출 2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3602억원의 매출로 100억원의 근소한 차이로 K2코리아를 따돌렸다. MZ세대 사이에서 일명 '힙'한 브랜드란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한 덕분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을 전개하는 더네이처홀딩스도 아웃도어 시장 신흥강자로 떠올랐다. 지난 2015년 론칭한 내셔널지오그래픽은 6년 만에 급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2915억원으로 90% 가량을 내셔널지오그래픽이 담당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24% 늘어난 것이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9% 증가한 553억원을 달성했다.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를 표방하는 두 브랜드는 대중들에게 친숙한 방송 채널 판권을 사들여 의류 사업을 전개하며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높은 브랜드 인지도 덕분에 브랜드 홍보 및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빅로고 등 젊은 감각의 디자인이 지난해 젊은 등산객을 유입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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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장수군 장안산에서 등산객들이 가을을 즐기고 있는 모습. 2020.10.25/뉴스1 © News1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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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린이 늘자 아웃도어 업계 "한숨 돌렸다"

MZ세대를 겨냥한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브랜드만 선전한 것이 아니다. 장기적인 아웃도어 침체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코로나19 특수'에 힘입어 대부분의 아웃도어 브랜드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실제 아웃도어 시장은 지난 2014년 7조1600억원으로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서며 시장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지난 2018년에는 시장 규모가 2조5524억원까지 급감했다. 라푸마 등 일부 아웃도어 브랜드는 실적 하락세를 면치 못해 사업을 접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실내 활동 대신 실외 활동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등산복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늘었다. 여기에 이른바 '산린이'로 불리는 등산층이 새롭게 유입되면서 시장 규모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K2를 전개하는 케이투코리아가 대표적이다. 비록 디스커버리에 추월당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늘었다. 지난해 매출은 3523억원으로 2% 증가했고 영업익도 전년 대비 44% 늘어난 292억원을 기록했다.

비와이엔블랙야크도 지난해 흑자전환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특히 올해 블랙야크는 아이유를 모델로 발탁해 젊은층을 사로잡으며 빠른 속도로 실적이 회복되고 있다. 실제 블랙야크 신발 라인의 올해 3월까지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97% 급증했다.

다만 네파와 밀레는 비교적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네파는 지난해 280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3270억원에 크게 못 미쳤다. 영업이익 역시 67억으로 전년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밀레의 지난해 매출은 815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감소했다. 다만 지난 2019년 404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5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또 지난해 8월 브랜드 모델로 트롯 스타 임영웅을 발탁하며 실적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에도 지난해 부진한 성적을 거둔 업체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은 유지하거나 오히려 반등하며 기지개를 켰다"며 "최근 2030세대 젊은 등산 인구가 빠르게 유입되면서 전 연령층에서 아웃도어 수요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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