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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비트코인 열풍에 시들해진 金… 가격도 거래량도 ‘뚝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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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치솟았던 금값이 약세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데다 비트코인이 이른바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기존의 금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kg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날보다 270원(0.43%) 오른 6만272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금값은 올해 들어 이날까지 6.2% 넘게 떨어졌다.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7월 28일(8만100원)에 비해서는 21.7% 넘게 하락한 수준이다.

조선비즈

그래픽=양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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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비트코인 가격은 두 배 이상 올랐다. 15일 오후 2시 10분 기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약 105만5000원(1.31%) 내린 7936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에는 장중 한때 8100만원을 뛰어넘으며 신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금값이 약세를 보이면서 하루 평균 금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모두 감소했다. 올해 1월부터 지난 3월까지 일평균 금 거래량은 167.8kg에서 147.7kg, 126.6kg으로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같은 기간 거래대금도 순서대로 112억4000만원, 96억3000만원, 79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진종현 삼성증권(016360)연구원은 "지난해 금은 제로금리 환경에서 가장 유망한 자산으로 꼽히며 적정 가치보다 연평균 7% 높게 책정된 가격에 거래됐다"며 "그러나 올해는 리플레이션(reflation) 국면이 다가오고 있는 데다 비트코인으로 흡수되는 수요를 감안할 때 작년과 같은 프리미엄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 초 코로나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전면 봉쇄나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잠잠해진 상황이다. 일부 선진국에서는 올해 안에 집단면역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금융시장 내 변동성(VIX) 역시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 금의 가치를 더욱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는 게 진 연구원의 설명이다.

게다가 제도권에서는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할 가능성을 점치며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 올 초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운용 중인 펀드에 비트코인 선물을 추가했고, JP모건, 골드만삭스 등도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를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키겠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뉴욕증시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다만 일각에선 금값 낙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한 주 동안 귀금속 가격은 미국 국채금리 및 달러 하락 덕에 상승했다. 이 중 금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가 줄어든 가운데 유럽 지역 내 코로나 확산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된 영향을 받았다.

심수빈 키움증권(039490)연구원은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도 강세를 보인다면, 금 가격의 하방 압력은 다소 높아질 수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만큼 인플레이션 헷지(hedge·손실 위험 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금의 수요가 높아질 수 있고, 연준이 긴축 가능성을 계속 낮추고 있다는 점이 금 가격 하방 압력을 완화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3일(현지 시각)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2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으로, 기존 시장 전망치(0.5%)를 웃돌았다. 미국 소비자물가는 지난 2월(0.4%)보다도 상승폭을 키우면서 5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한편, 이달 들어 미국에서는 금 광산업체에 투자하는 ETF들이 수익률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박수민 신영증권 연구원은 "4월부터 느린 속도지만 금의 움직임이 상승 반전하는 모습이며, 가격 상승 구간에서 광산업체들이 빠르게 반응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고 덧붙였다.

권유정 기자(y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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