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폭행' 논란 양진호 전 회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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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배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이유로 생마늘을 먹게 하고, 직원의 머리카락을 빨간색으로 염색하게 하는 등의 엽기적인 ‘갑질 폭행’ 의혹을 받은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징역 5년의 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5일 양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양씨에게 인정된 혐의는 강요, 상습폭행, 마약류관리에관한 법률위반(대마), 동물보호법위반 등 7가지에 이른다. 그의 범행은 2018년 10월 웹하드 업체 전 직원을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되며 '갑질 폭행' 공분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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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문 서명 강요ㆍ생마늘, 핫소스 먹이기
2012년 양씨는 해외에서 근무하던 소속 직원이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려 한다는 소문을 듣는다. 해당 직원을 귀국시킨 양씨는 “왜 배신을 했냐, 사과문을 작성하고 뒷면에 직원들의 서명을 받아와라. 그렇지 않으면 형사처벌 뿐 아니라 민사 소송을 걸어 계속 괴롭히겠다”고 협박했다. 해당 직원은 회사 전 직원을 찾아가 사과문의 내용대로 사과하며 서명을 받아왔다.
직원들에게 비상식적인 음식을 강제로 먹이는 행위도 종종 있었다. 회의 중 직원을 일으켜 세운 뒤 출처를 알 수 없는 알약 2개를 주며 먹지 않으면 해고 등의 불이익을 줄 것 처럼 겁을 줘 먹게했다. 워크숍에서는 건배사를 시킨 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생마늘 한 움큼을 직원 입에 넣거나 눈에 거슬리는 직원들에게는 매운맛 대회에서 1위를 한 핫소스를 먹게했다.
또 다른 워크숍에서는 살아 있는 닭을 풀어놓은 뒤 직원들에게 활을 쏘게 하고 장검으로 닭을 내리치라고 지시했다. 직원들이 제대로 하지 못하자 직접 활을 쏴 닭 3마리를 죽이기도 했다. 여기에 특수강간혐의도 받았다. 2013년 경기도의 한 모텔에서 교제 중이던 여성을 때리고 비치된 의자의 다리를 부순 다음 피해자 다리를 수차례 내리친 뒤 강제로 성관계한 혐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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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징역 7년, 2심 특수강간 공소기각 5년
1심은 양씨가 기소된 혐의 대부분을 인정해 징역 7년과 추징금 195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양씨 혐의 중 특수강간 부분은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공소기각 판결을 해 징역 5년으로 형량이 줄었다.
특수강간이 인정되려면 ‘위험한 물건’으로 폭행을 했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하는데, 당시 피해자의 진술과 범행 장소인 호텔에 비치된 의자 모습 등을 비교해봤을 때 피해자 진술만으로는 혐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봤다. ‘강간’ 부분에 대해서는 고소기간 도과를 이유로 공소기각 판결이 났다. 피해 당시는 강간죄가 친고죄에 해당할 때여서 1년이라는 고소 기간이 지났기 때문이다.
1·2심은 양형 이유에서 “직장 내 상하관계라도 함부로 지시·요구할 수 없는 내용이지만 피해직원들은 따르지 않을 경우 해고되거나 다른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거절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양씨의 행위에 대해 “단순한 ‘직장 내 갑질’을 넘어 권력을 배경으로 한 폭력”이라고 규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사실인정이나 법리판단에 잘못된 점이 없어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한다”며 징역 5년 형을 확정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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