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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이슈 로봇이 온다

[플랫폼] 전직원이 로봇비서 썼더니…107개 업무 자동화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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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신한금융투자 본사 직원들이 자사에서 도입한 삼성SDS RPA 시스템을 활용해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신한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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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업무를 처리하게 됐습니다. 단순 반복적인 업무로 스트레스 받는 일이 확 줄었어요."

신한금융투자 여의도 본사의 법인고객 부서 직원들은 지난해 9월 구축된 삼성SDS의 RPA(Robot Processing Automation) 봇(Bot) 덕분에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일이 수월해졌다. 직원들이 메신저 형태로 만들어진 RPA봇 대화창을 띄운 뒤 수행해야 할 업무를 입력하면, RPA봇이 메신저 대화 내용을 인지하고 업무를 신속하게 수행하기 때문이다.

RPA는 표준화와 규칙성이 있는 반복 업무를 소프트웨어(SW) 로봇을 적용해 자동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신한금융투자는 2018년부터 본사와 점포 등 전사에 RPA를 도입해 왔다. 금융권 다른 경쟁사와 비교해도 RPA 자동화 도입이 전례 없이 빨랐는데, 지난해 9월부터는 삼성SDS의 '브리티(Brity) RPA'를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신한금융투자 법인고객인 A고객이 펀드와 신탁 등 금융상품 매매 거래내역서를 요청했다고 가정해보자. 법인고객 부서의 담당 직원은 RPA봇 메신저 창에 매매일, 상품, 계좌번호, 매매유형, 담당자 정보 등을 입력한다. RPA봇은 직원이 입력한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고객 시스템에서 해당 고객의 거래내역을 찾아 메신저 창에 띄운다. 해당 거래내역을 확인한 직원은 "해당 거래내역서를 A고객에게 발송해줘"라고 입력하기만 하면 RPA봇은 이미 등록된 A고객에게 메일로 내역서를 보낸다.

과거에는 법인고객이 특정 매매 거래내역서를 요청하면 직원들이 일일이 시스템에서 자료를 찾아 팩스나 이메일로 발송해야 했다. 하지만 이젠 RPA봇을 활용하면 1~2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RPA봇이 직원들 개인 비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법인고객마다 받고자 하는 양식이 모두 다르고, 매매가 이뤄진 다음에 곧바로 매매 거래내역서를 제공하는 일도 있다"며 "그때마다 양식을 다르게 분류하고 즉각 대응하면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모두 RPA가 줄여주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우편물 검수 업무도 RPA가 수행한다. 그동안 메일 발송 전에는 업무 담당자가 발송하는 메일 내용과 메일 주소가 모두 같은 고객인지를 일일이 눈으로 검수해야만 했다. 이렇게 직접 검토하다 보면 아무래도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RPA 검수로 동일 여부가 일괄 확인되면 관련 메일을 대량 발송할 수 있다.

단순한 업무를 넘어 이제는 다소 복잡한 업무에도 RPA가 투입된다. 일반적으로 직원 복지를 위해 우리사주로 취득하도록 한 자사주는 예탁한 날로부터 1년이 경과해야 인출할 수 있다. 증권사에서는 매매제한을 등록해 관리하는데 월초나 월말에 우리사주계좌 매매제한을 등록하거나 해지하는 업무를 RPA가 정확하게 처리함으로써 사람의 실수로 발생하는 문제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 측은 "본사를 포함해 전체 79개 점포까지 직원 2480여 명이 RPA를 활용하고 있다"며 "단순 자동화 업무에 RPA를 모두 도입했더니 무려 107개 업무가 자동화됐고, 이에 따라 누적 기준 7만시간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 같은 RPA 솔루션 공급을 맡은 삼성SDS의 브리티 RPA는 반복 업무를 대신 처리하는 기능부터 챗봇과 딥러닝 기반 이미지 인식(AICR), 텍스트 분석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평가 등 복합 업무 자동화도 가능하게 해준다.

[홍성용 기자 /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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