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왼쪽 둘째),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 둘째) 등 참석자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부동산정책협의회에 앞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1.04.11 오종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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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오 시장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찾아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이종배 정책위의장, 송석준 당 부동산특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부동산정책협의회를 가졌다. 통상 지방자치단체와 당 간 정책 협의는 정책을 추진할 동력이 있는 정부 여당의 전유물로 여겨진다. 그간 거여(巨與)에 밀려 정책 관련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야당이 4‧7 재‧보선 압승에 힘입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브레이크를 걸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오 시장은 이날 회의에서 “시 의회와 풀어야 할 일, 국토교통부 등 중앙 정부와 풀어야 할 일, 국회의 법 개정을 통해 풀어야 할 숙제 등 서울시 혼자만의 힘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부분들이 많다”며 “당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 권한대행은 “문재인 정권은 강남 집값 잡겠단 협소한 정책 목표로 집을 살 수 없는 이들에게 필요한 주거복지, 집 살 의지와 능력 있는 사람에 대한 맞춤형 지원, 집 한 채 가진 사람의 편안한 주거 보장을 다 흐트러뜨려 놨다”며 “오 시장과 함께 부동산 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국민의힘과 오 시장은 이날 회의에서 ▶공시지가 기준 재정립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통한 공급확대 ▶부동산 관련 세 부담 완화 등 큰 틀에서 의견을 모았다. 이번 주로 예정된 서울시 인사 후 일부 직원을 당 부동산특위 위원으로 참석시켜 구체적인 법 제‧개정 사항에 대해 논의를 이어나가기로 했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국민의힘은 당장 당내에서 발의된 법안을 중심으로 입법을 검토할 예정이다. 지난 2월 당 내 경제통인 추경호 의원은 ▶양도소득세 중과세율 한시적 미적용(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공시가격 9억원 이하 1주택자 최대 50% 재산세 경감(지방세법 개정안) ▶취득세 중과조항 폐지(지방세법 개정안) ▶전세대출 소득공제율 상향(소득세법 개정안) ▶월세 세액공제율 2배 인상(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같은 내용의 ‘부동산5법’을 대표 발의했다. 당 부동산 특위가 지난해 추진하겠다고 밝힌 ▶안전진단 기준 개선(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 등도 오 시장의 공약과 겹친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협의체를 구성해 '부동산5법' 등 당에서 기존에 발의한 법안과 중복되는 부분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오 시장이 새롭게 제안한 공약들도 당내 검토를 거쳐 추진키로 했다. 오 시장은 이날 “재산세 등 세제 혜택이 전제된 ‘상생 주택’ 공약, 강남북 균형발전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종부세의 지방세 전환 등은 신설 입법과제”라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상생주택의 경우 세제를 많이 고쳐야하는데, 서울시에서도 세부적 내용이 정리돼야 하고 우리도 원칙에 맞춰 검토할 것”이라면서도 “오 시장의 공약을 당 차원에서 최대한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실제 법안 추진 과정은 쉽지 않다. 여당이 반수를 훌쩍 넘는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 행정부에서도 “주택 공급은 행정 절차상 중앙정부나 광역지방자치단체, 기초지자체가 단독으로 할 수 없다(8일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견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례 개정 사안인 주거지역 용적률 완화, 한강 변 층수 규제 폐지 등 서울시의 자체 추진 의제들은 민주당이 절대다수인 서울시 의회와의 협의가 필요하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부동산 정책 수정 요구를 무시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날 협의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천만 시민이 뽑은 서울 시장의 의견을 무시하고 민주당이 예전처럼 마음대로 몰아붙일 수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노력에도 부동산 관련 입법이 안 되고 공급이 안 되면 다 민주당 책임이다. 정부·여당이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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