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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男 73% 오세훈 지지 "민주당 싫을뿐 난 보수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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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남녀 간 투표 성향에서 20대는 큰 차이를 보였다. 방송 3사 출구 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72.5%가 오세훈 서울시장을 택했고 여성들은 44%가 박영선 후보를, 40.9%가 오 시장을 지지했다. 다만, 20대 여성의 15.1%는 기타 후보를 뽑았다고 답해 20대 남성(5.2%)보다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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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방송3사 출구조사.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20대는 학창시절에 교복을 입고 세월호 참사(2014년)를 지켜봤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 광장에서 촛불 집회(2016~2017년)를 경험했다. 대체로 보수 정권에 비판적이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을 도운 세대로 분류되기도 한다. 동시에 남녀 갈등을 가장 심각하게 느끼는(서울연구원 2020년 조사) 세대라는 평가도 받는다. 성향을 단순화하기 힘든 20대의 이번 서울시장 선택에는 어떤 메시지가 담겼는지 20대 남녀 8명의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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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울연구원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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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男 ‘무너진 공정’에 민주당 지지 철회



20대 남성들은 오세훈 후보를 선택한 이유로 '무너진 공정성'을 꼽는다. 대기업 직장인 최모(29)씨는 "민주당 지지자였다. 문 대통령 당선과 비슷한 시기 취업을 했다. 그런데, 돈을 열심히 벌어도 부동산 가격이 올라 나는 가난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지지 철회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대학을 졸업한 윤모(25)씨는 "집값이 너무 올라 좋은 회사에 취직해도 아버지 세대 같은 안정성은 남의 일"이라면서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이런 사회가 과연 공정한 사회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윤씨는 올해부터 암호 화폐 공부와 투자에 열중하고 있다.



‘반(反)민주당=보수’ 공식 안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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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 시작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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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남성들은 “민주당을 심판한 것이지 5060세대처럼 보수화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다. 남녀 간의 젠더 갈등이 투표에 영향을 줬다는 해석에도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윤씨는 “젠더 갈등, 20대 남성의 피해의식이 이번 선거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김준민(28)씨는 “오세훈을 지지한 것이 아니라 민주당에 대한 반발심에 투표한 것”이라면서 “민주당의 오만과 위선에 따른 결과”라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A(28)씨는 “민주당과 86세대에 반발하는 게 보수화라고 볼 수 있느냐. (민주당 인사들의) ‘선택적 정의’와 ‘내로남불’에 실망했다고 보수주의자가 되는 건 아니다. 60대 이상과 20대 남성의 선택은 결과는 비슷해도 과정의 결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20대 女 “사표 되더라도 변화 필요성 공감”



오·박 두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를 뽑았다고 밝힌 여대생 정모(22)씨는 “사표가 되더라도 사회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약을 살펴보니 군소후보들이 다양성을 포용하는 차별 없는 사회를 지향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투표했다”고 설명했다. 출구 조사에서 ‘기타 후보’를 선택했다고 응답한 20대 여성의 15.1%가 정씨와 유사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진아(여성의당), 신지혜(기본소득당), 신지예(무소속) 후보 등 여성의 권리를 강조한 후보들에게 투표한 것으로 추정된다.



“성추행 논란, 네거티브로만 쓰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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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 등 8개 여성단체 관계자들이 서울 저동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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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구 소재 대학에 다니는 안모(24)씨는 이번에 처음으로 서울시장 선거에 참여했다고 한다. 부산 출신이라는 안씨는 “민주당의 권력형 성범죄 때문에 서울과 부산에서 선거가 이뤄지는데 후보들이 이를 네거티브로만 활용할 뿐 구조적 문제 해결이나 예방 대책은 하나도 없었다”면서 “우리 세대는 강남역 살인사건, ‘스쿨미투’ 등으로 여성주의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다. 이번에 그런 공약들을 내세운 후보들에게 표를 던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 중 한 명이 당선될 게 분명하다는 걸 알면서도 다른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고 했다. 그는 “부산 본가와 서울의 제 주변에선 민주당은 명분만 그럴듯하고 행동은 국민의힘과 다르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이런 모순적 태도에 반감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뽑았다는 직장인 B(28)씨는 “여전히 주변에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다만, 나처럼 문 대통령을 뽑은 이들 중 오세훈 시장을 택한 친구들도 꽤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여성 이슈에서는 양당이 차별화가 안 됐고, 부동산과 ‘내로남불’이 큰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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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진관동주민센터 관계자들이 은평뉴타운 벚꽃길 주변에 붙어있던 선거벽보를 제거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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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성도 여전히 차별 현실 느껴”



서울의 모 여대에 다니는 전모(20)씨는 “국민의힘은 오래전부터 여성혐오와 차별 때문에 논란이 있어 또래들에게 지지받지 못하는 편이다. 하지만, 성추행이 불거진 여당이 낫다고 보기도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그는 “고민 끝에 ‘차악’을 고르는 마음으로 박영선 후보를 택한 이들도 적지 않았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또래 20대 남성들은 가부장제 기득권을 누린 게 없다고 생각하면서 억울해할 수도 있지만, 여성들은 여전히 채용 등에서 성차별적 현실을 느끼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의 정치참여가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성국·정진호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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