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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기업사기 최신판"…미국 공매도세력 표적된 중국 비트코인 채굴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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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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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대장' 비트코인 시세가 며칠 새 출렁이는 가운데 뉴욕 증시에서는 비트코인 채굴 장비 제조업체에 대한 공매도 폭로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지난 6일(현지시간) 공매도 투자 회사이자 리서치 회사인 힌덴버그리서치는 '이방: 미국 투자자 돈을 빼돌린 또 다른 중국 크립토 사기'라는 제목으로 보고서를 내고 이방인터내셔널이 미국 투자자로부터 조달한 자금 상당 부분을 유용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방에 대한 공매도를 선언했다.

힌덴버그는 지난해 9월 수소트럭 제조업체 니콜라의 과장 광고 등 의혹을 폭로해 실제로 창업자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파장을 몰고 온 바 있다.

7일 뉴욕 증시에서 이방 주가는 전날보다 2.17% 떨어져 주당 5.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회사 측이 성명을 내고 힌덴버그 측 보고서에 대해 근거가 불충분한 깎아내리기라며 의혹을 부정하면서 낙폭이 잦아든 결과다. 이방 주가는 이틀 새 14.8% 미끄러졌다.

힌덴버그는 "이방은 가상화폐 관련주라면 일단 열광하는 서툰 개인투자자들에게 교훈을 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면서 "이방은 투자자들이 매수하는 한 계속 주식을 팔 것"이라고 경고했다.

힌덴버그는 이방에 대해 '중국 기업 사기 최신판'이라면서 "이방은 지난해 6월 나스닥 거래소에 상장한 뒤 미국 투자자들로부터 사업 개발 명목으로 네 차례에 걸쳐 3억7400만달러(약 4100억원)를 모았는데 실제로는 이방 내부자와 의문의 상대방이 여러 번 불투명한 거래를 통해 자금 상당액을 회사 밖으로 빼돌렸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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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이방이 AMTD라는 기업 관련 채권에 1억300만달러를 썼는데, 해당 업체는 사기·공금 유용 의혹이 있는 곳이라는 주장이다. 이 밖에 힌덴버그는 이방이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둥후의 친척에게 대출을 갚기 위해 2100만달러를 썼다고 언급했다. 또 최근 시위자들이 이방의 온라인 P2P(개인 대 개인) 대출 사기 연루 의혹과 관련해 "이방이 돈세탁한다"는 항의 문구를 들고 시위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힌덴버그는 이방이 '비트코인 채굴기 제조업계 선구자'라고 주장하지만 정작 이방은 2019년 5월 채굴기를 공개한 뒤 매출이 거의 제로(0) 수준이었으며, 지난해 상반기 채굴기 인도량도 6000대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이방이 최근 출범시켰다는 가상화폐 거래소 '이보넥스'는 온라인 활동 기록이 거의 없는데도 '세계 최대 거래소 중 하나'라고 자칭해 과장 광고 정황이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한편 중국 기업뿐 아니라 가상화폐 관련 기업 주가는 변동성이 큰 편이다. 7일 뉴욕 증시 개장 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시세가 7%를 넘나들며 급락한 탓에 증시 개장 후 채굴업체인 마라톤디지털과 라이엇블록체인 주가는 각각 11.8%, 10.59% 급락했다. 비트디지털 주가도 8% 떨어졌다. 이들 주가는 두 자릿수 이상 급등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낙폭이 커 매매 시점에 따라 손실이 커질 위험이 있다.

이와 관련해 이날 포브스에 따르면 페이팔·팰런티어 공동창업자이자 '페이팔 마피아'라는 별명이 붙은 미국 억만장자 투자자 피터 틸이 6일 열린 리처드닉슨재단 행사에 참석해 이례적으로 비트코인 규제 필요성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나는 가상화폐 찬성론자이고 비트코인을 과격하게 지지하는 사람이지만 지금 시점에서 볼 때 비트코인이 미국을 염두에 둔 중국 금융 무기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을 고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블룸버그는 가상화폐를 지지해 온 틸의 주장이 크게 달라진 것 같다고 풀이했다. 페이팔 마피아란 틸과 일론 머스크 등 핀테크 업체 페이팔 공동창업자들이 이후에도 팰런티어와 테슬라 등을 유망 기업으로 키워 내면서 시장을 들썩여 따라붙은 별명이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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