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에 설치된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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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비트코인 시장에 한국 변수가 등장했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의 가격 하락에 한국 비트코인 시장의 움직임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의 암호화폐 가격이 해외 시장보다 높게 형성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김프)’의 힘이 빠진 영향이 미쳤다는 것이다. 암호화폐는 거래소 단위로 매매가 진행돼 같은 종류의 암호화폐라도 거래소마다 가격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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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데스크 “'김프' 하락이 가격 급락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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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8일 오후 3시 15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5만7219달러(약 638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24시간 전과 비교하면 약 2% 떨어졌다. 5만9181달러(약 6613만원)까지 올랐던 6일 오전보다는 3.3%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진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한국 시장이다. 코인데스크는 “김치 프리미엄이 너무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에 한국의 비트코인 거래소에서 가격이 급락했다”며 “그 여파로 동아시아 국가들의 비트코인 투자와 거래 수요가 약화하며 해외 시장에도 가격 급락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한국에서 8000만원 선을 넘보던 비트코인 가격은 자유 낙하했다. 국내 비트코인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지난 7일 낮 7950만원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튿날인 이날 오후 3시 15분 기준 7154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루 사이에 800만원 가까이 빠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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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에서 비트코인 800만원 더 비싸게 팔려
[사진 셔터스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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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프리미엄은 비트코인이 한국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지난 2016년 처음 등장했다. 2017년 말~2018년 초 비트코인이 급등할 때는 김치 프리미엄이 50%에 이를 정도였다. 해외보다 한국 시장에서 비트코인의 가치를 더 높이 쳐줬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면서 김치 프리미엄도 사라졌다.
사라진 듯한 김치 프리미엄이 다시 고개를 든 건 비트코인 열풍이 다시 일기 시작한 올해 초부터다. 지난달 5~6%대에서 이달 들어 10%를 넘어선 뒤 7일엔 20%까지 웃돌았다. 8일에도 약 11%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비트코인이 해외보다 약 800만원가량 비싸게 거래되는 셈이다.
김치 프리미엄이 다시 상승세를 타는 건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개인이 암호화폐 시장에 대거 뛰어든 탓으로 여겨진다. 한국의 경우 해외보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큰 탓에 가격이 높게 형성된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2017년을 연상시킬 정도로 큰 가상자산 열풍이 김치 프리미엄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상장이라는 호재도 김치 프리미엄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블룸버그 통신은 “오는 14일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한국의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코인베이스처럼 나스닥에 상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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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암호화폐, 법정화폐·금융투자상품 아니다”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빗썸 강남센터 시세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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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프리미엄이 확대되며 해외와 국내 가격 차를 이용한 차익 실현 시도도 늘어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가격 키 맞추기도 이뤄질 수 있다. 한대훈 연구원은 “높은 김치 프리미엄으로 인한 (해외와 국내시장의) 괴리율을 좁히는 과정에서 국내 비트코인 가격이 조정받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수요가 많아 급격한 추세의 전환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의 단속 의지도 김치 프리미엄의 상승세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지난 7일 정부는 문승욱 국무조정실 2차장 주재로 암호화폐 관계 부처 회의를 개최했다. 문 2차장은 회의에서 “암호화폐는 법정화폐·금융투자상품이 아니며, 누구도 가치를 보장하지 않는다”며 “시장 과열을 예의주시하고 불법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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