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관련 우리기술투자 한 달 새 124.0%↑ 폭등
비상장사 지분 기대감…시장가치 대비 시총 비교해야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공모주 투자 열풍과 두나무·마켓컬리·야놀자 등 한국 유니콘 기업들의 해외 상장 추진 소식으로 이 기업들에 투자한 창업투자회사 주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창업투자회사에 대한 ‘묻지마 투자’를 경고하면서 시장가치와 시가총액을 비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창업투자 기업들의 주가는 최근 폭등세를 보였다.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의 모회사인 ‘두나무’ 지분을 갖고 있는 우리기술투자 주가는 한 달 동안 124.0% 상승세를 보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크래프톤사의 지분을 가진 대성창투, TS인베스트먼트는 같은 기간 각각 115.8%, 81.4% 상승했다. 크래프톤은 오는 2분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외에도 여가 플랫폼 야놀자의 지분을 갖고 있는 SBI인베스트먼트는 62.6%, 넥스트 쿠팡을 노리고 있는 마켓컬리 지분을 가진 미래에셋벤처투자는 47.3% 상승세를 기록했다.
창투사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데는 비상장사 투자 지분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 쿠팡이 뉴욕증권거래소에 약 100조원의 시가총액으로 입성한 뒤, 미국 주식 시장에 상장을 추진 중인 기업에 투자한 창투사들의 주가가 높은 기업 가치 평가 기대감으로 급등한 것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직접 보유 지분 가치를 추산하며 시가 총액의 상승폭을 추정하기도 한다. 현재 코인베이스가 약 100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 두나무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되어 10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 받게되면, 7.6% 수준을 보유한 우리기술투자의 지분 가치는 최소 7600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기술투자는 전 거래일 종가 시가총액은 약 8700억원 수준이다. 이는 두나무 소유 지분보다 높은 시총이지만, 주주들은 우리기술투자가 두나무 이외에도 여러 기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시총이 여전히 저평가됐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우리기술투자는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국내 수제맥주 1위 업체인 제주맥주 기업 지분 3.3%도 갖고 있다. 제주맥주는 지난 3월 31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기업공개 일정에 돌입한 상태다. |
마켓컬리의 지분을 2.4% 보유한 미래에셋벤처투자의 경우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다. 시장에선 쿠팡의 시가총액과 지난해 실적을 비교하며 마켓컬리가 5조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것이 가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마켓컬리 지분을 보유한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보유 지분을 기준으로 할 때 1200억원의 시장 가치를 보유한 것으로 추산된다. 미래에셋벤처투자의 전 거래일 종가기준 시총은 약 4481억원이다. 미래에셋벤처투자 역시 무신사, 오늘의집, 리디북스 등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다수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유 중이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창투사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지분 투자를 하는 창투사 특성상 상장으로 인한 수익도 그만큼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대성창투와 TS인베스트먼트의 경우 올해 최대 기업공개 대어로 꼽히는 크래프톤에 투자했다는 이유로 급등했으나 주요 주주(지분율 5% 이상)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창투사는 대부분 정부, 기관,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으로 펀드를 결성해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도 변수다.
지난해 빅히트에 투자했다는 이유로 급등했던 디피씨의 사례는 창투사 투자에 대한 위험도를 보여준다. 당시 디피씨는 자회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빅히트를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에 빅히트 기업공개(IPO) 전 주가가 급등했으나 디피씨의 투자 구조를 알려진 뒤 투자 열기는 식었다. 실제로 사모펀드를 통해 투자한 스틱인베스트먼트에 대한 디피씨의 지분율은 약 2%에 불과해 디피씨에 돌아가는 수익은 적었다. 한 때 2만원을 돌파했던 디피씨 주가는 곤두박질쳐 현재 주가는 1만원 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창업투자사 수익 및 투자 구조를 잘 모르고 무작정 주식을 구입하면 과도한 가격에 주식을 구매한 상황이 될 수 있다”며 “운용수익과 투자사의 포트폴리오를 본 뒤 창투사에 투자하는 것이 맞다”고 조언했다.
brunc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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