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의 카렌주 공습 이어 샨주도 임박 관측…"6천명 안전 우려"
샨족·카렌족 반군, 미얀마 군부에 반대입장 천명에 군부 '보복'
미얀마군 공습에 대비해 벙커를 판 샨주 난민 캠프 주민 |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동부 샨주의 난민캠프에 거주하는 주민 수천 명이 미얀마군의 공습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 대피용 벙커를 파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6일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태국 국경을 따라 위치한 샨주의 국내난민(IDP) 캠프 5곳에서 약 6천 명에 달하는 난민들이 미얀마군 공습이라는 심대한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고 태국국경 샨주난민위원회(SSRC-TB)가 전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위원회는 미얀마 군부의 타칠렉 국경위원회가 지난달 30일 태국 매사이주 국경관리 당국에 서한을 보내 이 지역에서 곧 공습이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고 전했다.
군부측은 샨주의 소수민족 반군인 샨주복원협의회/샨주군(RCSS/SSA)이 통제하고 있는 군기지에 공습을 계획 중임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는 또 "이들 반군이 군사정부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공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군부는 이와 함께 태국 측에 이번 공습 기간 태국 국경 너머로 포탄이나 폭탄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안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RCSS/SSA의 군사기지들은 태국 치앙마이·매홍손주 국경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들 부대가 있는 지역에는 5개의 샨족 국내난민 캠프가 자리 잡고 있으며, SSRC-TB는 이 5개 캠프와 태국 내 한 난민 캠프 대표자들로 구성돼 있다고 미얀마 나우는 설명했다.
위원회는 공습에 대비해 임시 벙커를 만들고 있는 캠프 내 난민들의 안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자 중 한 명인 새 렝은 매체에 "난민 캠프에서 생활하는 이들 대부분은 20여 년 전 무력충돌 때문에 집을 떠난 이들"이라며 "미얀마군이 공습하면 갈 안전한 곳이 없다"고 강조했다.
1990년대 말 미얀마군의 초토화 군사작전으로 샨주에서 약 30만 명이 집을 잃고 난민 신세가 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새 렝은 최근 며칠 동안 미얀마군 항공기가 로이 타이 렝 지역 상공 위를 비행했다면서, 군부가 공습 목표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공습이 진행될 경우, 난민들이 국경을 넘어 단기간만이라도 피신할 수 있게 허용해달라고 태국 당국에 요청했다.
RCSS/SSA는 지난 정부들에서 전국적 휴전협정(NCA)에 서명했지만 쿠데타 이후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시민불복종 운동(CDM)을 지지한 10개 소수민족 무장조직 중 하나다.
이들 10개 소수민족 무장조직은 지난 3일에도 화상회의를 갖고 군부의 유혈 진압을 비판하면서 휴전협정을 재검토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RCSS/SSA를 이끄는 욧 슥 장군은 "군부 지도자들은 유혈 진압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10개 소수민족 무장조직들은 군부독재 종식을 요구하는 국민들을 확고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
미얀마군 공습으로 불타고 있는 카렌족 마을 모습. |
앞서 미얀마 군부는 지난달 27일 이후로 바고 지역과 카렌주의 카렌족 주거지에 대해 수 차례 공습을 펼쳤다. 이곳은 카렌족 무장조직인 카렌민족연합(KNU)이 통제하는 곳이다.
카렌족 통제 지역에 대한 미얀마군의 공습은 약 20년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렌평화지지네트워크'는 최근 공습으로 최소한 10명의 주민이 숨지고, 2만명이 넘는 주민들이 집을 떠나 대피한 것으로 추산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 중 난민 캠프에 살던 2천명 가량은 공습을 피해 태국 국경을 넘어갔지만, 태국 당국이 이들을 돌려보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새 렝은 "카렌주에서 일어난 일들을 생각해보면, 미얀마군의 공습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미얀마 카렌주에서 카렌족 주민들이 공습에 대비해 지하 벙커를 판 모습. 2021.4.1 |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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