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머리판, 군화로 집단 구타"
교도소엔 고통으로 울부짖는 부상자 가득
집계된 수감자만 2,000명 훌쩍 넘어
"그들(군인들)은 제 눈 앞에서 스스로 마약을 주사했어요. 저는 끌려가면서 그들이 트럭에서 마약을 주사하는 걸 똑똑히 보았습니다. 그들은 취해 있었습니다. 술 냄새도 맡을 수 있었습니다."
미얀마 양곤 외곽에서 군인이 시민을 구타하고 있다. 양곤=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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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경이 마약과 술에 취해 시민들을 구타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온전한 정신으로 시위 진압을 하고 있지 않다는 방증이다. 인간의 존엄을 깡그리 무시한 군의 학살과 탄압은 이미 극을 넘어섰다.
1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가 소개한 18세 청년의 사연은 이렇다. 그는 오토바이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군경을 만났다. 멈추라는 신호를 무시하자 군인들은 대나무 막대기를 던져 그의 머리를 맞혔다. 약 20여명의 군인이 움직일 수 없는 그를 둘러싸고 구타했다. 군인들은 그에게 수갑을 채우고 총 개머리판으로 가슴을 때리고 군화로 등을 찼다.
경찰이 그를 풀어달라고 하기 전까지 군인들은 어떤 것도 묻지 않고 계속 때렸다. 경찰이 다가오자 심문하는 척했다. 휴대폰을 열어 사진을 확인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뒤졌다. 다만 경찰은 그를 때리지 않았다. 청년은 특히 군인들이 술에 취한 밤에는 외출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군인들이 자신 앞에서 마약 주사를 놓고, 그들의 몸에서 술 냄새가 진동했다고 증언했다. 오토바이와 휴대폰에서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하자 그는 풀려났다.
미얀마 시민이 군인들에게 구타당한 상처를 보여주고 있다. SNS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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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은 운이 좋은 편이다. 트럭에 실려 교도소로 끌려간 시민들은 더 심한 고초를 당했다. 남성들은 무차별 구타를 당했다. 모기떼가 득시글거리는 바닥에서 자야 했다. 음식은 끔찍했다. 넘쳐나는 부상자들은 고통으로 울부짖었다. 어떤 이들은 아예 의식을 잃었다. 잠옷바람으로 끌려온 사람도 있었다. 2~3주만에 풀려난 이들은 "너의 주소를 알고 있다. 또 나오면 가족이 위험에 빠질 것"이라는 협박도 받았다. 미얀마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현재 수감된 시민은 집계된 숫자만 2,000명이 훌쩍 넘는다.
자카르타= 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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