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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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불법출금 사건이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다른 '과거사' 사건까지 들춰보기 시작했다. 언론을 이용한 기획사정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현 정부 도덕성에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 와중에 청와대가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광철 민정비서관을 유임시키면서 정권 후반기 청와대와 검찰의 충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변필건)는 이규원 검사가 과거사 진상조사단에서 활동했을 당시 통화했던 기록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이 검사는 김 전 차관 사건과 관련한 소위 '윤중천 보고서'를 특정 언론에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이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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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철-이규원 통화기록 수차례...김학의 사건 기획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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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중천 면담 보고서는 2018년 12월과 이듬해 1월 이 검사가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성접대 의혹에 연루된 윤씨를 만나 작성한 문서다. 이 검사가 윤씨에 대한 정식 소환 조사 절차를 진행하기 전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윤씨와 만나 자유롭게 나눈 얘기를 면담 보고서 형식으로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고서에는 윤씨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고위 검사들 사이에 친분이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러나 해당 보고서가 유출돼 언론에 보도되자 윤씨는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법정에 나와서도 면담 보고서에 기재된 내용이 허위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은 최근 이 보고서가 이 검사에 의해 조작된 정황을 포착했다. 특히 이 검사가 윤씨와 만날 때 이 비서관과 수차례 통화한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통화 내용과 보고서 등을 근거로 '김학의 사건'에 청와대 개입이 있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검사와 이 비서관은 사법연수원 동기다. 과거 같은 법무법인에서 일하기도 했다. 이 비서관은 울산시장 선거 관련 하명수사 의혹에도 연루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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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과거사 조사단 사건 전반으로 수사 확대...윤지오 사건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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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맡았던 사건 전반을 다시 살피고 있다. 2018년 2월 출범한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은 2019년 6월까지 김학의 사건을 비롯해 총 17건의 사건을 처리했다. 이 중에는 윤지오 사건도 포함돼있다.
고 장자연씨의 생전 동료였다고 주장한 윤씨는 조사단이 이 사건 재조사를 진행하던 2019년 초 “장자연 리스트를 직접 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진상 규명은 불가능했다.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은 '장자연 리스트 사건 조사 및 심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리스트의 실물을 확인할 수 없고, (윤씨를 제외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이름이 적힌 '리스트'가 없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윤씨는 이후 거짓 증언과 기부금 전용 의혹이 불거지면서 해외로 도피한다. 검찰은 윤지오 사건에도 외부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버닝썬 사태가 불거졌는데,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출신 윤규근 총경이 연루됐다는 얘기가 나오자 국면 전환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검사와 이 비서관 등이 과거사 재조사 과정에 얼마나 개입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4.7재보선이 끝나면 이 비서관을 소환조사하는 등 수사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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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사정 사실이면 정권 치명타...이광철 유임 택한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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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 과정에서 기획 사정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현 정권은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추진해왔던 검찰 개혁의 방향과 정 반대로 검찰을 이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개혁 동력 상실은 불가피하고 정권의 도덕성에도 큰 흠집이 갈 수밖에 없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이 허위사실을 언론에 흘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망했다는 것이 현 정부 입장이었고 검찰 개혁의 근본 논리였다"며 "특정 언론을 이용해 기획사정을 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개혁 대상인 검찰과 뭐가 다른가"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민정수석실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며 이 비서관을 유임시켰다. 이 비서관은 기획 사정 의혹 뿐만 아니라 신현수 전 민정수석 사퇴 당시 신 수석을 건너뛰고 박범계 장관과 인사 문제를 논의했다는 논란에도 휩싸이기도 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청와대가 이 비서관을 유임시킨 것은 기획 사정이 사실이 아니라는 자신이 있는 것 아니겠냐"며 "총장 인사도 곧 있으니 이 의혹을 크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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