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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비트코인·금·원자재...모든 자산가격 올랐다 [Shape new Korea ④갈 곳 잃은 유동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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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통화량 증가율 올 10%대 뚫어

규제에도 집값 상승 기대심리 높아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국내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대체투자 자산들의 가격도 밀어 올렸다. 초저금리를 등에 입은 유동성은 비트코인과 금 가격을 역대 최고치로 갈아치웠고,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도 부동산 가격을 떠받치는 지지대 역할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국면에 정부가 공급한 유동성이 실물경제와 자산가격 사이의 괴리를 벌리고 있다.

국내 유동성은 지난해 3월 이후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1월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시중 통화량을 의미하는 광의통화(M2)가 지난해 4월부터 9개월 연속 9%대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고공행진하다 올해 들어 10%대를 뚫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과 금 가격은 전년동월 대비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4월 54.2% 증가한 비트코인은 올해 1월 253%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14일 한 때 7120만원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과거에 비해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국제 금 가격은 지난해 4월 전년동월 대비 27.4%가 오른 이후 지난해 7월에는 36.1% 상승했다. 지난해 말부터 가격 상승세가 주춤되면서 올해 1월에는 전년동월 대비 14.4% 상승했다. 현재 온스당 1700달러 대를 유지하고 있는 금 가격은 지난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이자와 배당 등 현금흐름이 없는 가상자산과 원자재의 경우 투자자의 심리에 의해 가격이 오르는다”며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이같은 심리를 자극해 지난해부터 비트코인과 금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은 물론 주택가격상승 기대심리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고강도 규제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은에 따르면 전월대비 수도권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0.49%에서 올해 2월 1.17%까지 올랐다. 주택가격전망CSI는 지난해 9월 117을 기록한 후 올해 2월 129까지 높아졌다. 주택가격전망CSI 지수가 100을 넘으면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가 그렇지 않을 것으로 여기는 응답자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중 유동성이 자산가격을 끌어 올리면서 실물경제와 자산가격 사이의 괴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4일 ‘주요현안에 대한 문답’ 자료를 통해 “가계부채 누증과 자산가격 상승 등 금융불균형 확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실물경제 활동이 잠재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산가격이 갑자기 떨어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석헌 금융감독원 원장도 이달 초 임원회의에서 “자산가격의 조정 가능성에 대해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회사 및 금융소비자의 자산 리밸런싱 등 행태 변화에 주의 깊게 모니터링할 것”을 강조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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