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구는 보수 정당의 아성으로 불리는 지역인 동시에 부동산 정책·세금 민심이 가장 예민한 지역으로 꼽힌다.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명숙 당시 민주당 후보가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앞섰지만 강남 3구에서 큰 표 차이로 뒤지는 바람에 오세훈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극적으로 당선된 지역이어서 여야는 이번 선거에서도 유권자 표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8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모두 강남(서초)에서 유세전을 펼쳤다. 현재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의 핵심 요인인 '부동산'과 '2030세대'를 겨냥한 행보다. 박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부동산 재건축 카드를 꺼냈다.
그는 서초구 고속터미널역에서 "앞으로 재개발·재건축할 때 공공민간 참여형으로 하겠다고 약속드린다"며 "시장이 되면 그동안 재건축·재개발이 느렸던 곳을 한 곳 한 곳 직접 찾아가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이후 젊은 층이 많은 강남역 사거리에서 토크쇼를 진행한 뒤 시민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오 후보는 신사동 가로수길 순회인사에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함께 코엑스에서 집중 유세를 펼쳤다. 20·30대 직장인들 방문이 많은 두 지역에서 '내 편 만들기'에 공을 들였다. 이는 20대가 투표장에 나와야 오 후보가 민주당의 조직력을 누를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20대 응답자 중 60%가 오 후보를 지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다만 이 조사에 대해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경도된 결과"라며 "20대가 민주당을 이탈한 것은 맞지만 국민의힘으로 옮겨 갔다고 보기엔 어렵고, 다수는 기권층으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이를 인지한 오 후보 측 전략은 투표 독려로 젊은 층 지지율을 현실화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김근식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지난 총선 등 역대 선거를 보면 젊은 층의 표심은 막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향을 보였다"면서 "이번에도 막말로 인한 젊은 층의 막판 민심 이반을 각별히 주의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다음달 1일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 전까지 박 후보가 격차를 좁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번 선거가 부동산 외에 정책 대결이 되고 있지 않고 정권 심판 바람이 강하다는 점에서 오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28일 오 후보가 2005년 처가의 내곡동 땅 측량에 관여한 의혹과 관련해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거짓말이 드러났으니 오 후보는 공언한 대로 서울시장 후보직에서 사퇴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성중 국민의힘 서울시당 위원장은 이날 이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들에 대해 "허위사실 공표, 후보자 비방, 부정선거운동죄, 방송 등 부정이용죄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26일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서울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26%에 불과했다. 전국 지지율 34%보다 낮고 반(反)여권 정서가 강한 대구·경북 지지율(24%)과 비슷하다.
또 서울에선 국민의힘(33%)이 민주당(29%)보다 정당 지지율이 우세했다. 한국갤럽은 "주택 공시가 현실화 여파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부동산 세금 인상이 지지율에 영향을 줬다는 의미다.
[채종원 기자 /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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