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구들, 산책하며 쓰레기 줍고 플라스틱 줄이기 캠페인
박영선 "2030 쓰레기 제로"…오세훈 캠프는 공약 준비 중
지난해 9월8일 서울 송파구 송파자원순환공원에서 직원들이 재활용품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2020.9.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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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교사로 일하는 이모씨(28)는 지난해부터 식당에서 음식을 포장할 때면 반찬 그릇을 챙겨 간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다.
이씨는 "처음엔 번거로웠지만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일 수 있어 가능하면 용기를 챙겨 다닌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는 이씨처럼 포장 용기를 챙겨 다니는 사람들이 올린 '#용기내챌린지' 게시물 1000여개가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일회용 쓰레기가 늘어나면서 쓰레기 처리 등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는 시민도 늘고 있다. 자치구와 서울시장 후보들도 발맞춰 관련 내용을 내놓는 추세다.
◇쓰레기 주우며 조깅하는 '플로깅', 구청장은 '고고챌린지'까지
송파구는 지난달 만 14~24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송파명소를 탐방하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플로깅은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이다.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는 점이 인기를 끌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유행이 시작됐다.
한국에서도 개인이나 단체로 '플로깅'에 참여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는 '#플로깅' 해시태그를 단 게시글만 약 1만9000개에 달한다.
강남구도 지난 17일부터 '싹줍깅'을 진행하고 있다.
'싹줍깅'은 쓰레기 줍기와 조깅을 합친 표현으로 플로깅과 같은 개념이다. 산책하며 쓰레기를 주운 뒤 소셜 미디어에 인증하면 최대 2시간의 봉사시간을 인정해준다.
최근 '고고챌린지'에 동참하는 구청장들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고고챌린지는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해야 할 한 가지와 하지 말아야 할 한 가지를 '~하고 ~하지 말고' 형식으로 소셜 미디어에 올림 뒤 다음 주자 3명을 고르는 방식이다. 지난 1월 환경부에서 시작했다.
지난달 20일에는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이 이성 구로구청장과 이창우 동작구청장의 지목을 받아 "다회용컵 생활화하고 안 쓰는 플라스틱 거절하고"라며 챌린지에 참여했다.
지난 8일에는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이 "일회용 비닐봉투는 거절하고 플라스틱 사용은 줄이고"라는 메시지를 내놨다. 같은 날 김선갑 광진구청장도 "일회용 컵 줄이고 텀블러 생활화하고"라며 챌린지에 동참했다.
17일에는 성장현 용산구청장이 "일회용품 사용 줄이고 다회용품 사용 늘리고"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박영선 "2030 쓰레기 제로"…오세훈 캠프는 공약 준비 중
서울시장 후보들도 환경 관련 공약을 내놓고 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2030년까지 서울을 쓰레기 제로 자원순환 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다. '알맹상점'처럼 포장재 없이 생활용품을 리필할 수 있는 '플라스틱 제로 상점'을 동마다 하나씩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플라스틱 생산 과정에 탄소배출비용을 부과해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를 원천적으로 억제하겠다고도 했다.
군소후보들 중에서도 환경 공약을 적극적으로 내놓는 후보들이 있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서울시장 후보는 서울시 직영으로 다회용기 대여세척업체를 운영하겠다고 했다. 이수봉 민생당 서울시장 후보도 서울 쓰레기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며 쓰레기순환에너지공장으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아직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 포장재와 미세먼지 관련 내용을 유세 일정 중에 발표하겠다고 한 상태다.
한편 환경단체는 후보자들 공약에 아쉬움을 표했다.
백나윤 환경운동연합 자원순환 담당 활동가는 "알맹상점, 다회용기세척업소 등 중요한 내용이지만 동마다 설치해도 활성화가 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세훈 후보의 경우 쓰레기 관련 정책을 아직 내놓지 않았다는 것은 폐기물 처리 의지나 환경을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백 활동가는 "쓰레기 발생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발생한 쓰레기를 어떻게 책임질지도 생각해야 한다"며 "쓰레기 발생부터 소비, 폐기까지 전과정에 대한 방향 책을 제시해줘야 한다" 강조했다.
brig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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