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처음보다 나중이 좋았더라
지난 2015년 유심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류미야 시인이 '눈먼 말의 해변' 이후 3년여 만에 출간한 두 번째 시집이다. 올해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 활동 지원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슬픔의 이유와 근원을 탐색하며 사색과 성찰을 통해 아픔과 슬픔을 극복하는 태도를 맑은 시어들로 형상화한다.
상처와 슬픔을 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그것을 마주하며 정면으로 돌파하는 용기와 희망을 말한다. 시인 류미야에게 좌절은 금기어다.
'철들고 물드는 건 아파 아름다워요/ 울음에서 울음으로/ 서로 젖는 매미들/ 제 몸을 벗은 날개로 영원 속으로 날아가요// 폐허가 축조하는 눈부신 빛의 궁전/ 눈물에서 열매로/ 그늘에서 무늬로/ 계절이 깊어갈수록 훨훨/ 가벼워지네요' (시 '그래서 늦는 것들' 일부)
서울셀렉션. 104쪽. 9천원.
▲ 거인 = 중견 시인 김언의 두 번째 창작 시집을 복간했다.
묘하고 낯선 시인만의 언어로 사람과 마을, 길 등을 노래한다.
'보이지 않는 구멍에서 온 하늘 바닥으로 너는 날개를 친다. 너를 말하지 않는 곳에서 비는 내리고 누구보다 큰 발소리로 너는 걸어서 온다. 아주 먼 곳에서// 또 한 번 구름이 되는 것을 구경할 것이다.' (시 '새의 윤곽' 일부)
김언은 1973년 부산에서 태어나 1998년 등단했다. 시집 '숨쉬는 무덤', '소설을 쓰자', '한 문장', 시론집 '시는 이별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등이 있다. 미당문학상, 박인환문학상, 동료들이 뽑은 올해의 젊은 시인상을 받았다.
문학과지성사. 144쪽. 1만1천원.
▲ 처음보다 나중이 좋았더라 = 나태주 시인의 시집 '꽃 장엄'의 개정판이다.
전세, 현세, 내세의 세계관 속에서 자아와 외부 세계의 합일을 시도한다. 인간은 사막을 달리는 낙타와 같다.
'날마다 날마다/ 우리들 하루하루는/ 눈물과 한숨과 땀방울/ 절름발이의 언덕// 언덕 너머 들판 넘어/ 강물을 건너/ 갑시다 갑시다/ 어서 갑시다' (시 '아제아제' 일부)
천년의시작. 160쪽. 1만원.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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