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과 교수 등 역사 전문가들이 한반도 남쪽에 한정한 역사를 넘어 북쪽 공간에 초점을 맞춘 북방 중심 통사(通史)다. 고조선에서 남북 분단기까지 그간 주목받지 못한 북쪽의 역사에서 핵심 주제를 뽑아 서술했다.
책은 북쪽 산하를 중심으로 자연환경을 살핀 뒤 우리 역사 속 첫 나라인 고조선의 성립과 발전 과정을 소개한다. 삼국 시대와 남북국 시대 북쪽 역사의 중심에 있었던 고구려와 발해를 조명하며,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여러 나라들과 경쟁하면서 발전했다고 주장한다. 수도가 개경이고 평양이 전진 기지 역할을 했던 고려에서도 북쪽의 비중이 컸고, 조선의 수도는 한양이었지만 건국 세력 중에는 북쪽 출신이 많았다고 강조한다.
저자들은 북쪽 사람들이 가장 먼저 대륙의 문물을 받아들였고, 가장 많은 전란을 겪으며 용맹을 보이고 고통을 겪었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또 1811년 홍경래가 민란을 일으킨 곳이 평안도였으며, 압록강과 두만강을 경계로 한 간도 지역에는 많은 조선인의 애환이 서려 있다는 분석도 덧붙인다.
위즈덤하우스. 256쪽. 1만6천500원.
▲ 역사가의 탄생 2 = 한일역사가회의 한국운영위원회 엮음.
1945년 이후 세대인 한국과 일본의 역사가 26명의 인생과 학문에 관한 이야기를 정리한 책이다. 1945년 이전에 학문에 입문한 한일 양국 학자 13명이 역사가가 된 이유를 조명한 '역사가의 탄생 1'(2008년 출간)의 후속편이다.
안휘준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명예교수와 민현구 고려대 한국사학과 명예교수 등은 해방 후 1세대 연구자들의 가르침을 물려받아 학문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고 밝힌다. 권위주의 권력이 자유로운 학문 연구를 억압하던 시절 치열하게 고민하며 연구에 매진하면서 한 인간으로서 삶의 여정을 되돌아보는 저자들의 마음이 책에 묻어난다.
유이 다이자부로 도쿄대 명예교수는 "세계화 시대에 국경을 초월한 '공감권'을 동아시아에서 만들자"는 제안도 내놓으며 소통과 공감, 교류가 바탕이 된 역사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식산업사. 556쪽. 2만5천원.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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