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4, 4·7 재보선 입체분석
⑤세대별 표심
50대 유권자, 부산선 가장많고
서울선 40대와 1만명차 2위
높으면 진보, 낮으면 보수 유리
기존의 투표율 공식보다는
세대별 투표율이 승패에 더 중요
4·7 보궐선거를 앞둔 26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역 사거리에 서울시장 후보들의 현수막이 걸려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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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의 향배를 가를 요인으로는 ‘세대별 표심 양극화’가 꼽힌다. 전문가들은 40대(진보)와 60대(보수) 간 진영싸움이 팽팽한 가운데, 50대 중도층이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2030의 ‘성난 표심’이 중요 변수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反권력 경향 강한 2030, 그들의 선택은?= 2030 세대는 스스로를 ‘n포세대’(주거·결혼·취업 등을 포기한 청년 세대), ‘벼락거지’(집값이 뛰어 빈곤해진 무주택자) 등 신조어로 부른다. 이들의 분노가 반여(反與)·반문(反文, 반 문재인 대통령) 경향성으로 나타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신율 명지대 교수는 "20대는 정치 진영이나 이념과 상관없이 현재 권력에 반대하는 성향을 갖는다"며 "즉 이념보다 이익에 민감하다는 건데, 일자리 현실이나 부동산 정책 실패 등을 둘러싼 그들의 불만이 표심에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박상철 경기대 교수도 "코로나19 이후 가중된 취업난과 일자리 문제가 여권을 비판하는 표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런 분석은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비교적 분명하게 나타난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24일 서울 거주 18세 이상 806명을 대상(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5%포인트)으로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가’라고 물은 결과 20대와 30대는 60대 이상 연령층에 육박하는 ‘보수 성향’ 표심을 보였다. 20대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에게 60.1%를 몰아줬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선택한 이는 21.1%에 불과했다. 30대 역시 오세훈 54.8%, 박영선 37.8%로 유사했다. 60대 이상은 오세훈 70.5%, 박영선 26.7%이었다.
이를 두고는 성난 20대와 전통 보수 지지층 60대 사이 ‘동맹전선’이 구축된 것이라 보는 시각이 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60대 이상 유권자의 자녀가 바로 20대나 30대다. 일자리에 분노한 20대와 부동산에 화난 60대에서 세대 간 투표결집 현상을 보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6일 서울 강서구 양천로 증미역사거리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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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많은 50대, 판세 가를 ‘스윙보터’= 지난해 치러진 21대 총선 결과를 보면, 50대 유권자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에 투표한 비율은 각각 49.1%, 41.9%였다. 유권자수가 가장 많고 이념 스펙트럼이 넓은 50대는 전통적으로 스윙보터(swing voter,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로 분류된다. 지난해 12월 기준 50대 인구는 853만명으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많다. 서울특별시는 약 149만명으로 40대(150만명)에 이어 두 번째지만 부산광역시는 56만명으로 1위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결국 평균 투표율이 높고 유권자 수가 많은 50대 중도층의 표심 향방이 당락을 결정할텐데 이들 중 얼마나 많은 유권자가 정권심판론 프레임을 받아들일지가 이번 선거의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도 "50대가 ‘부동산 문제에서 노무현 정부와 똑같이 실패했다’는 정서를 공유하게 되면 ‘실망 투표’가 나올 수 있다. 반면 이들이 K방역 등 정권안정론에 힘을 싣는다면 진보 쏠림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총 투표율보다 세대별 투표율 봐야= 이 같은 세대 투표 경향성 때문에 총 투표율보다 세대별 투표율이 중요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투표율이 높으면 특정 정당이 유리하다’는 공식보다는 ‘어떤 연령대가 투표를 많이 할 것인지’가 판세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선거라서, 투표율이 높게 나올 것이란 전망도 많았다. 2014년과 2018년 서울시장 투표율은 각각 58.6%, 59.9% 수준이었다. 이종훈 평론가는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와 사실상 ‘정치의 계절’이 시작된 형국이라, 투표율이 다른 재보궐선거보다 높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6일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초등학교 앞에서 녹색어머니회 회원들과 교통안전봉사활동을 하는 도중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네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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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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