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린이가 가장 알고싶은…'
1월말부터 지킨 1위 자리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내줘
달아오르던 투자열풍 소강 상태
경제관련 서적 톱10 중 4개
독자들 재테크 관심은 여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다가오며
'비극의 탄생' 등 정치서적도 인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올해 들어 1위를 굳건히 지키던 주식 관련 서적의 인기가 차츰 식고 있다. 반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집콕족 증가와 개학 등의 영향으로 소설·아동서적이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다. 4·7 재보궐 선거가 임박하면서 정치 관련 서적의 순위도 급증했다.
아시아경제는 지난 17~24일 도서 판매량 기준으로 베스트셀러를 선정했다. 교보문고·인터파크·예스24 등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의 판매량 순위를 참고하되 아시아경제 기자들의 평점까지 더해 집계한 종합 순위다.
1위는 올해 들어 꾸준히 톱3 자리를 지키고 있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 차지했다. 서점 한 곳에서 1위, 두 곳에서 2위를 기록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지난 1월 초 본지가 집계한 베스트셀러에서 한 차례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연말 연초 주식이나 재테크 관련 서적이 서점가를 지배하는 가운데서도 비(非)경제 분야에서 거의 유일하게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지난 1월 말부터 최근까지 꾸준하게 1위를 차지한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 질문 TOP 77’은 3위로 내려앉았다. 한동안 달아오르던 주식 투자 열풍이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인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경제·경영 관련 서적 4개가 톱10에 포함되는 등 재테크에 대한 관심은 여전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경제·경영서적인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는 이번에 출간 20주년 특별판이 나왔다. 최근 경제 트렌드에 맞춘 41개 코멘트, 500매 분량이 새로 추가됐다. 다가올 2030년 세계 인구·사회·경제·기술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 예측한 ‘2030 축의 전환’은 5위를 기록했다.
주택 세금 관련 서적인 ‘주택과 세금’은 9위에 올랐다. 대학의 경제학 수업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제목이다. 그러나 책은 국세청과 행정안전부가 함께 발간했다. 세무사도 헷갈릴 정도로 최근 주택 세제가 복잡해지고 있어 인기를 끄는 것으로 파악된다. 부동산 세액 계산과 공제 항목 등을 쉽게 풀어 썼다. 특히 오는 6월1일부터 크게 바뀌는 양도소득세 비과세·감면과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 임대주택 같은 내용을 상세히 반영했다. 지난 4일 발매돼 20일 만에 1만부 이상이 팔려 나갔다. 인기가 치솟자 국세청은 추가 발매를 계획 중이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아동서적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말 본지 베스트셀러 6위로 처음 등장한 ‘흔한남매7’은 이번에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흔한남매’는 개그맨 한으뜸과 장다운이 남매 사이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영상으로 담은 유튜브 콘텐츠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214만명에 이른다. 이를 코믹북 형태로 담은 ‘흔한남매’ 시리즈는 지난해부터 아동도서시장에서 ‘원톱’ 자리에 머물고 있다. 석사논문 표절 의혹으로 방송 활동을 중단한 스타 강사 설민석의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16’은 이번에 8위로 새롭게 진입했다.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정치서적에 대한 주목도도 높아졌다. 손병관 오마이뉴스 기자가 쓴 ‘비극의 탄생’은 4위로 최근 출간된 정치서적 가운데 가장 인기가 뜨거웠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청 출입기자였던 저자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서울시장실에 근무한 전·현직 공무원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일각에서는 ‘비극의 탄생’이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2차 가해를 야기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저자는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고 반박한다. 피해자를 피해자로 규정할 실체적 증거가 빈약하니 진상에 대해 좀 더 객관적으로 파악해보자는 취지에서 썼다고 주장한다.
본지의 이번 종합 순위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김어준이 최순실보다 나쁘다’는 ‘비극의 탄생’을 제외하고 서점 3곳에서 유일하게 톱10에 든 정치서적이다. 마르크스주의 주요 저작을 번역해온 저자 최인호는 "김어준 파쇼의 종식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저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온라인 공간에서 집단화한 시민 다수가 동료 시민들을 겁박하고 세뇌하는 파쇼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꼬집는다. 그 이면에 방송인 김어준이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실례로 논증한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