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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이슈 치료제 개발과 보건 기술

'가짜 바이러스' 행세, 코로나19 백신 효과↑ 보조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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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학연구원, 동물 적용 기술 이전 완료...인체용 개발 추진

아시아경제

새로운 백신 어쥬번트 화합물. 사진제공=한국화학연구원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와 관련해 백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가짜 바이러스 RNA로 위장해 세포에 침투, 면역 체계를 활성화해 백신의 효과를 강화해 주는 새로운 보조제 물질(어쥬번트)이 개발됐다. 쉽고 저렴하게 대량생산할 수 있고 동물 백신 개발을 위한 기술 이전이 완료된 데다 향후 인체 백신에도 적용될 수 있어 주목된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의약바이오연구본부 한수봉·김미현 박사팀이 이같은 새로운 어쥬번트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백신은 바이러스 항원을 주사해 몸에서 면역반응을 일으켜 항체가 생성되는 원리로 작용한다. 그런데 이 때 주사하는 항원은 살아있는 완전한 바이러스가 아니라 바이러스를 분쇄한 바이러스 조각이거나, RNA를 뺀 바이러스 껍질 단백질 또는 죽은 바이러스다.


살아있는 완전한 바이러스를 투입시키면 바이러스 RNA가 세포에 실제로 침투해 바이러스를 증식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RNA가 없는 바이러스 유래 단백질을 몸에 주사하면, 외부 항원을 인식하는 세포의 수용체(톨유사수용체 7번, 8번)가 잘 인식하지 못해서 면역 체계가 잘 작동하지 않아 항체가 적게 생성될 수도 있다. 백신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백신 기능을 높이기 위해 바이러스 RNA로 인식될 수 있는 가짜 RNA 화합물을 개발했다. 이 화합물을 백신에 섞어서 몸에 투입하면, 세포의 톨라이크 수용체가 실제 바이러스 RNA로 착각하고 몸의 면역체계를 가동해 인터페론과 싸이토카인 등 선천·후천 면역 물질을 분비시켜 항체를 더 잘 만들도록 돕는다.


이 화합물은 생산이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 뿐더러 안정성도 떨어지는 고분자 화합물이 아닐 저분자 화합물로, 쉽고 저렴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다.


연구팀은 특허성이 뛰어난 화합물 구조를 발굴하고 후보물질의 뛰어난 면역 활성 효과를 확인했다. 백신에 화합물을 섞어 주사하면 세포가 이 화합물을 마치 진짜 바이러스 RNA처럼 인식해 인터페론과 싸이토카인의 면역 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생쥐 실험에서 인플루엔자와 구제역 백신의 높은 면역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개발한 화합물을 우선 동물 바이러스의 백신에 적용하기 위해 ㈜중앙백신연구소에 올해 2월말 기술 이전 했다. 상업화를 위한 공동 연구를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동물용 백신 어쥬번트로서의 약효와 안전성 검증 후에는 인체 백신 적용을 위한 기업 탐색 및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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