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 승복한 안철수 행보
안 “서울시민 선택 겸허하게 수용
윤석열, 정권교체 위한 역할 했으면”
“단일화 물꼬 성과” “저변 확대 한계”
서울시장 야권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패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3일 “기성의 낡은 정치를 이겨내고 새로운 정치로 대한민국을 바꾸겠다는 저 안철수의 전진은 외롭고 힘들더라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졌지만 원칙있게 졌다”고 했다.
이날 안 대표의 승복 회견은 패배 확정 뒤 4시간여 만인 오후 2시에 열렸다. 그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선 “서울시민 여러분의 선택을 존중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부족한 저를 지지하고 성원해 주신 시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오 후보에겐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야권 승리를 위해 힘껏 힘을 보태겠다.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함께 놓아 가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3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 패배를 승복하고 “야권의 승리를 위해 열심히 돕겠다”고 밝혔다. 오종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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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견에서 안 대표는 단일화에서 진 사람이 이긴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직을 맡기로 했던 약속에 대해선 “오 후보를 제대로 잘 도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겠다. 오 후보가 요청하면 저는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날 오후 오 후보는 안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고, 안 대표는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 둘은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5일을 전후해 공개적으로 만나 야권 승리의 결의를 다질 전망이다.
안 대표는 또 단일화 과정에서 날을 세웠던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도 "물론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추진에 대해선 "서울시장 선거 승리에 집중하고, 그다음 대선을 위해 범야권 대통합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패배로 안 대표가 향후 야권 정계개편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은 작아졌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여론조사 ‘경쟁력’ 문항에서도 밀리는 등 보수층으로의 지지층 저변 확대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국민의당 내부적으로도 충격에 휩싸였다. 자칫 합당이 아니라 흡수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다만 지난해 11월 야권 유력주자 중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하면서 단일화를 주도했던 만큼 중도 성향 정치인으로서의 위상은 지켰다는 반론도 있다. 스스로가 의욕을 보여온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소통 과정에서 정치적 공간을 찾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안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 전 총장의 정치 참여 여부는) 그분 결심에 달린 것”이라면서도 "야권 지지층의 정권교체 열망을 담는 거대한 댐 역할을 하는 분이다. 그분이 어떤 형태로든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면 좋겠고, 제가 도울 부분이 있다면 열심히 돕겠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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