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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램지어 ‘위안부 논문’, 같은 하버드에서도 학문적 우려 제기…“실증적 근거에 심각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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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기관 중 첫 공식 비판…“학술지, 우려사항 충분히 다뤄야” 요구도

“증오발언과 협박도 명백히 규탄”…하버드 일본학자들 ‘증오 메일’ 시달려

헤럴드경제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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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위안부 논문’ 논란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같은 대학 일본학연구소마저도 학문적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다.

2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하버드대 라이셔 일본학연구소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램지어 교수의 최근 출판물은 하버드대의 일본학 연구자들 사이에서 학문의 실증적인 근거와 관련해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밝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로 규정한 램지어 교수의 논문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표명한 하버드대 기관은 이 연구소가 처음이라고 교내 신문 크림슨은 전했다.

하버드대 카터 에커트 교수와 앤드루 고든 교수가 지난달 17일 이 논문의 문제를 지적하는 학술성명을 내고, 램지어 교수의 로스쿨 동료인 한국계 석지영 교수도 뉴요커 기고문을 통해 이를 비판했으나 대학 내 기관 차원의 대응은 아직 없었다.

특히 라이셔 연구소는 램지어 교수도 소속돼 있어 이번 성명은 더욱 뼈아플 것으로 보인다.

라이셔 연구소는 지난 15일자 성명에서 “연구소는 하버드대의 모토인 ‘진리(Veritas)’를 재확인하다”면서 “우리는 진실의 추구와 최고 수준의 학문적 완결성 지지 약속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어 램지어 논문의 실증적 근거에 우려를 제기한 연구소는 에커트-고든 교수의 학술성명, 글로벌 역사학자 5명의 세부 반박문, 석 교수의 기고문 등을 링크와 함께 소개했다.

그러면서 “연구소는 학술지 편집자들에게 미국과 국외 학자들이 제기한 우려 사항을 충분히 다뤄야 한다는 요구를 재확인한다”고 촉구했다. 법경제학국제리뷰(IRLE)가 역사학자들의 문제 제기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램지어 교수 논문의 철회 또는 수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연구소는 또 “우리는 유익하고 정중한 지적 대화와 논의를 증진한다는 연구소의 목적을 재확인한다”면서 “그렇게 함으로써 어떤 형태의 증오 발언, 괴롭힘, 협박도 명백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증오 발언’의 규탄은 램지어 망언 사태로 램지어 교수와 하버드대, 그리고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비판한 외부 학자들에 찬반 양측에서 과도한 반응을 보이는 데 따른 것이다.

크림슨에 따르면 램지어 교수는 지난달 5일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살해 협박과 증오 발언을 담은 이메일을 받았다고 밝혔고, 메리 브린턴 라이셔 연구소장을 비롯한 다른 일본학 연구자들도 비슷한 메일을 받았다.

브린턴 소장은 지난 8일 램지어 교수와의 이메일 대화에서 “하버드의 전체 일본학자들이 타깃이 되고 있다”며 “당신도 이런 일이 우리 모두에게 얼마나 심각한 불안감을 주는지 잘 알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메일에서 고든 교수 등 2명이 대학 측에 이번 논란에 관한 공식 성명을 내거나 아니면 교수들이 스스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지침을 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을 전했다고 크림슨이 보도했다.

라이셔 연구소뿐 아니라 하버드대 동아시아언어문명학부 교수들도 ‘증오 메일’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이 밖에 램지어 교수를 앞장서 비판한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 교수와 에이미 스탠리 노스웨스턴대 교수도 협박 메일을 받고 경찰에 이를 신고한 상태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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