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왼쪽),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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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야권 단일 후보를 결정할 여론조사가 22일 시작됐다. 조사 대상인 3200명 시민 손에 야권의 대표 선수가 누가 되느냐가 갈린다. 서울시장 선거는 내년 대선 전초전으로 불린다. 두 후보의 정치적 명운뿐만 아니라 야권 개편의 중심 축이 국민의힘이 되느냐, 국민의당이 되느냐도 함께 걸려 있다. 이 때문에 양측은 ‘원팀’이라면서도 비방전을 불사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먼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내곡동 셀프 특혜’ 의혹으로 사퇴할 수 있다고 공격했다. 그러자 오 후보는 안 후보를 “신기루 같은 후보”에 비유하며 맞섰다.
야권의 서울시장 단일 후보는 이날부터 이틀간의 여론조사에 참여하는 서울시민 3200명이 정한다. 조사가 완료되는 시점에 따라 이르면 23일 늦어도 24일 결과가 발표된다.
여론조사에서 초박빙이 예상되는 만큼 양 측은 이날 본선을 방불케 할 정도로 여론전을 벌이며 총력을 다했다. 거대 정당인 국민의힘은 조직 동원에 나섰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로 “우리당이 내년 대선에서 정권을 탈환하기 위해 오 후보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며 “서울 거주 연고자와 지인들께 전화와 문자로 오 후보를 적극 성원해달라”고 전했다.
안 후보는 상대적 약점으로 꼽히는 보수층을 집중 공략했다. 이날 오전 보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도쿄에 아파트 가진 아줌마는 충분히 상대 가능하다”고 발언했다. 특히 범야권 대통합을 위해 극우 태극기 세력과도 함께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장 후보가 되면) 당을 통합해서 하나가 되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 금태섭 전 의원을 포함해 시민단체를 다 모으는 범야권 대통합을 하겠다”며 “(태극기 세력도) 다 포함된다”고 말했다. 강경 보수층 공략전술인 동시에 자신이 범야권 통합의 적임자임을 강조한 것이다.
오 후보는 여기에 맞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단일화가 되면 바로 윤석열(전 검찰총장), 김동연(전 경제부총리), 홍정욱(전 의원), 금태섭(전 의원) 등 중도우파 인사들을 삼고초려해 개혁우파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탄탄한 조직과 자금, 넓은 지지 기반까지 삼박자를 모두 갖춘 제1야당 후보”라고도 강조했다. 야권 지지자들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대선 승리의 디딤돌로 보고 있다는 점을 두 후보 모두 공략한 것으로 해석된다.
과열된 두 후보의 공방은 상대의 약점을 들춰내는 비방전으로 흘렀다. 안 후보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내곡동 문제가 확산하고 있다”며 “새로운 사실이 더 밝혀지고 당시 일을 증언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야권 후보가 사퇴한 상태에서 선거를 치를 수도 있다”고 했다. 민주당에서 공세를 집중하고 있는 오 후보의 ‘내곡동 셀프 특혜’ 의혹을 거론한 것이다.
국민의힘에선 반발이 터져나왔다. 김근식 비전전략실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민주당의 재탕 곰탕 네거티브 공세를 빌미삼아 마치 오 후보의 결정적 약점이 있는 것으로 기정사실화하는 건 단일화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적었다. 오 후보 캠프의 이준석 뉴미디어본부장은 SNS에 “여론조사 당일까지 네거티브 대단하다. (이게) 새정치냐”고 적었다. 오 후보도 반격했다. 오 후보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안 후보를 향해 “실체가 불분명한 야권연대, 정권교체를 외치는 신기루 같은 후보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 끝까지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두 후보는 당초 이날 저녁 만나기로 했던 일정을 단일화 발표 이후로 미뤘다. 감정 싸움이 격해진 결과로 해석된다. 단일화 이후 양 측 간 쌓인 앙금을 어떻게 해결하느냐도 여전히 숙제로 남게 됐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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